[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골프 여제’ 박인비(35)가 다음 해 진행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출 절차에 한국을 대표해 나설 후보로 사실상 결정됐다.

대한체육회는 1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제2차 원로회의를 열고 2024년 파리올림픽 기간 진행되는 새 IOC 선수위원 선출 투표에 출마할 국내 후보자로 박인비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체육회에 따르면 박인비는 평가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박인비는 16∼17일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친 뒤 IOC 선수위원 한국 후보로 확정될 예정이다.

IOC 선수위원은 다른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를 행사하고 책임을 지는 중대한 자리다. 선수와 IOC의 가교 구실을 하는 등 선수가 할 수 있는 스포츠 외교의 정수로 불린다. 직전 올림픽에 출전했거나 선거가 열리는 올림픽에 현역 선수로 참가하는 선수만 출마할 수 있다.

파리올림픽 기간 참가 선수 투표를 통해 새로운 선수위원 4명이 선출된다. 이 투표에 나설 한국 후보로 박인비와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김소영(배드민턴), 오진혁(양궁) 등이 지원했다. 오진혁이 아시안게임 대비 훈련에 참가하느라 면접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박인비는 지난 10일 평가위원회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인비는 모든 면에서 다른 후보를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두고 역대 누적 상금 4위(1826만 달러)에 올라 있는 현역 최고 스타로 꼽힌다. 4대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명예의 전당에도 가입한 만큼 전 세계적 인지도에 부족함이 없다. IOC 선수위원 투표는 결국 국내가 아닌 세계 인지도에 따라 결정된다.

골프라는 종목의 특성 면에서도 박인비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면접 당일 취재진을 만난 박인비는 “골프는 대중적 인기 스포츠다. ‘최근 어떤 종목을 직접 경기한 적 있느냐’고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인기 종목이 주는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도쿄 올림픽 때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파우 가솔이 선수위원 투표 1위에 올랐다”라며 강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게다가 박인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인지도, 대중성, 올림픽에서의 성과까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결정적으로 박인비는 언어 능력이 다른 후보에 비해 우월하다. 박인비는 어린 시절부터 외국 생활을 해 영어 실력이 탁월하다. 선수위원이 되려면 IOC 공식 언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중 하나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하는데 박인비는 이 조건을 충족시킨다.

대한체육회는 이달 중 IOC에 박인비를 한국 최종 후보로 통보할 예정이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2명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2008 베이징 올림픽 기간 처음으로 선출됐다.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2016년 리우올림픽 기간에 선출돼 곧 8년의 임기를 마감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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