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민규기자]“갑자기 돌변한 것 같더라.”

KT가 돌아온 외국인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33)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KT와 함께했고 2021년 KT 창단 첫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이별했던 쿠에바스는 지난 6월 다시 대체선수로 KT에 복귀해 10경기에서 6승 무패를 쓰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두산과의 원정 3연전 둘째 날 경기를 앞두고 만나 전날 5회 마운드로 향했던 이유와 쿠에바스의 활약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쿠에바스는 전날 잠실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며 시즌 6승(무패)째를 수확했다.

그런데 이날 5회 말 경기 도중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 깜짝 방문한 일이 있었다. 1사 후 두산 김인태가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다음 타석에서 박준영이 연이어 파울 타구를 때려냈을 때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감독은 “5회 갑자기 돌변하더라. 쿠에바스가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와 묘한 경쟁이 있는데 갑자기 패스트볼을 계속 던지더라. 150km 패스트볼 5개를 계속 던지다가 (김)인태한테 안타를 맞더니 갑자기 얼굴이 돌변한 것 같았다”며 “가서 말할까 고민했는데, 다음 타자 박준영한테 또 패스트볼로 승부를 걸더라. ‘안 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성우한테 패스트볼 사인을 냈느냐고 물었더니 계속 고개를 젓는다고 해서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쿠에바스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 힘줘서 150km 던져봤자, 우리나라 타자들 제구 안 되면 다 치니깐 하던 대로 변화구를 섞어서 던지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면서 풀어 나갔다”며 “내가 (쿠에바스를)잘 알잖아요. 타이밍이 늦었으면 그때(5회 말)점수를 줬고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올라가서 진정 좀 시키고 왔다(웃음)”며 미소 지었다.

분명한 사실은 쿠에바스 영입효과가 톡톡히 나오고 있다는 것. 이 감독은 쿠에바스 영입 후 보이지 않는 시너지가 나오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실제로 쿠에바스는 복귀 후 10경기에서 6승 무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8월에는 3경기에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했고, 단 1실점만 허용해 평균자책점은 0.43에 불과하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오면서 팀 전체가 엄청나게 좋아졌다. 첫 전환점이 됐다”며 “쿠에바스가 등판한 10경기에서 두 번지고 다 이겼다. 이 자체가 10승 이상의 효과가 나는 것”이라고 쿠에바스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가 올시즌 한화나 KIA에 약한데 쿠에바스가 그 두 팀과의 맞대결에서도 잘해줬다”며 “우리 팀에서 오래 뛰었기에 기존 선수들과의 믿음도 있고, 쿠에바스가 돌아와서 꼬박꼬박 로테이션을 지켜주면서 다른 선발 투수들의 부담도 덜어준 것도 크다. 쿠에바스 덕분에 (배)제성이도 5선발로 편하게 등판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경기 중에 장난도 치고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다시 돌아와선 그런 점이 없어져서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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