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박준범기자] “하늘의 뜻 아니겠어요?”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FA컵 4강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경기 당일, 그것도 킥오프 한 시간 전에 FA컵 4강이 연기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후 양 구단에 향후 선호하는 일정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와 포항 모두 9월9일을 이야기했고, 9월10일 일정도 받아들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당초 결승 1차전 날짜였던 11월1일을 준결승으로 택했다. 결승이 단판으로 바뀌어버린 것. 정작 구단은 이를 사실상 통보받았다. 보도자료가 나온 뒤 공문을 받는 그야말로 촌극이 벌어졌다. 경기 전 남 감독은 “하늘의 뜻이 아니겠나”라고 웃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일정 연기는 날씨 때문도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 아니다.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FA컵 일정이 연기되면서 휴식을 취한 제주는 26라운드에서 10경기 무승(4무6패) 고리를 끊어냈다. 3위 전북 현대와 격차도 7점으로 큰 차이가 아니다. 이날 제주는 일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유리 조나탄과 헤이스가 벤치에서 시작한다.
남 감독은 “상대가 잘하는 부분들을 신경썼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준비했다. 수원은 미드필도 숫자를 많이 둔다. 또 양쪽 측면에 빠른 자원들을 배치한다. 상대에 따라 잘 대처하겠다. 올 시즌 수원전에서 잘했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경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원정이다. 최근 경기 일정도 빠듯했다. 조금씩 로테이션을 돌려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데려온 미드필더 김건웅과 수비수 임창우가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남 감독은 “두 선수가 팀에서 해야하는 역할이 크다. 본인들이 갖고 있는 부분을 최대한 보여주고 있다. 역량들을 잘 발휘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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