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8월30일은 바쁜 하루였다. 아침에 ‘한국은행 임원대상’으로 두 시간 강연을 마친 뒤 오후에 노량진 야구장에서 배명고등학교와 경성고등학교 야구 동아리 팀의 준결승전이 열려 인천에서 서울까지 달려갔다.

강연 끝내고 급하게 서울 노량진 야구장까지 간 이유가 있다. 우선 배명고등학교 야구 동아리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오는 23일 김영훈 선생님이 장가가는 날이라 예비 신부를 보기 위함도 있었다.

김영훈 선생님이 7년 전부터 “주례는 꼭 감독님이 해주셔야 합니다”고 했다. 약속을 미리 했기 때문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들어가는 것도 뒤로 미루고 이날 주례를 위해 기꺼이 두 부부를 만나러 갔다.

지난 7년 전 배명고등학교 야구클럽 학생들 대상으로 10개월 동안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르칠 때 김영훈 선생님, 천항욱 선생님과 함께했다. 비바람이 불어도, 무더운 한여름에도 언제나 선수들과 함께였다. 김영훈 선생님이 장가를 간다면 내가 꼭 주례만큼은 해 주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7년 전 배명고등학교 야구클럽 학생들과 함께 했던 ‘하늘로 쳐’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내 삶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 됐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배명고등학교 야구클럽 학생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내 삶에서 손가락에 들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도 이때 두 분의 선생님, 선수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내 삶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거기다가 이번 23일 김영훈 선생님이 예쁜 신부를 만나 모든 사람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가를 드디어 가게 됐다. 이날 영광스럽게 내가 주례자가 되어 젊은 두 남녀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귀한 시간을 갖게 됐다.

현장을 떠난 후 전혀 생각지도 못한 주례 부탁을 많이 받았다. 매년 4계절을 가리지 않고 주례를 하게 됐다. 각처에서 주례를 부탁받게 되면 반드시 신랑 신부를 미리 집으로 초청해 차도 마시면서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담소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나의 전통이 됐다.

올해는 유난히 바쁜 스케줄로 인해 도무지 집으로 초청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예비신부에게 미안했지만 야구 동아리 팀이 경기할 때 노량진 야구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날 예비신부와 경기를 보면서 많은 이야기 나누었다. 거기다가 요즈음 보기 드문 훌륭한 천항욱 선생님과 대화도 나누었다.

천항욱 선생님은 2023년 1월부터 새롭게 배명고등학교 야구부 부장을 맡아 매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요즘 보기 드문, 정말 너무나 멋지고 훌륭하신 분이다. 제자들을 위해 모든 인생을 다 바칠 정도로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는 교사다.

천항욱 선생님이 배명고 야구 동아리 초대 감독으로서 학생들을 지도했다. 올해부터 김영훈 선생님이 제2대 감독으로 왔다. 이날 운동장에서 김영훈 선생님을 만났는데 늘 나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하늘로 쳐’ 학생들을 가르칠 때마다 그 시간 배웠던 것들을 기본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을 때가 있고, 감독님이라면 어떻게 판단하셨을지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그때 곁에서 보고 배운 것이 바로 믿음과 사랑이었습니다. 다른 기술적인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름 아닌 믿음과 사랑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가르침 가지고 학생들과 어울려 그 삶 속에서 실천하고자 합니다. 천항욱 부장님께서도 항상 하시는 말씀이 ‘학생들이 내가 필요하지 않다면 교직을 그만두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그 말을 따르려 합니다. 가끔 지칠 때도 있지만 먼저 그 길을 걸어가신 너무나 훌륭한 감독님과 함께했던 사람으로서 힘내서 달려가고자 합니다“

7년 전 배명고등학교 야구클럽 학생들 대상으로 10개월 동안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천항욱 선생님을 처음 봤다. 천항욱 선생님과 김영훈 선생님 두 분이 야구하는 동아리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헌신적으로 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과연 나는 두 분 선생님처럼 선수들을 지도할 때 헌신적으로 선수들을 대했는가.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언제나 참사랑을 실천하시는 두 분의 선생님을 뵌 지 어느덧 7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때 두 분의 선생님과 인연이 된 것이 나의 삶에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도 이때 두 분의 선생님과 선수들하고 함께 했던 시간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야구를 함께 하면서 만난 학생들의 선생님이신 두 분과 아직도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두 분의 훌륭한 선생님이 있기에 배명고등학교는 뛰어난 학생들과 야구 인재가 계속 발굴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김영훈 선생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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