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뒤숭숭한 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와 비교되는 진화다. ‘영원한 라이벌’ 일본 축구다.

일본이 ‘전차군단’ 독일을 누르고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호성적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A매치 원정 평가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독일과 조별리그 E조에 묶였는데 2-1 역전승했고, 우승 후보 스페인까지 2-1로 연파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적이 있다. 10개월 만에 리턴 매치. 그것도 독일 안방에서 펼쳐진 A매치였는데, 일본이 그야말로 독일을 가지고 논 경기였다.

전반 11분 이토 준야의 선제골로 앞서간 일본은 8분 뒤 르로이 사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다시 리드했다. 전반 22분 이토의 패스를 우에다 아야세가 절묘하게 제어한 뒤 추가골로 연결했다.

후반 들어서도 일본의 기세는 대단했다. 초반 이토의 왼발 슛으로 독일 두드리더니 공격 지향적으로 몰아붙였다. 결국 후반 44분 역습 기회에서 구보 다케후사의 도움을 받은 아사노 다쿠마가 세 번째 골을 해낸 데 이어 추가 시간 역시 구보의 패스를 다나카 아오가 네 번째 골로 마무리하며 대승을 장식했다.

일본은 이날 11개의 유효 슛을 시도, 독일(3개)보다 4배 가까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 내내 예리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골 결정력으로 지난해 월드컵 16강 진출국다운 저력을 뽐냈다.

일본은 지난 6월 A매치 2연전에서 한국과 같은 상대(페루.엘살바도르)를 만났다. 한국이 페루에 0-1로 패하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긴 것과 비교해서 일본은 먼저 엘살바도르를 6-0으로 완파한 뒤 페루도 4-1로 제압했다.

이날 독일전까지 A매치 3연승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부터 한국 지휘봉을 본격적으로 잡은 그는 잦은 외유, 근태 논란으로 대중적 신뢰를 잃었다. 지난 8일 웨일스 원정에서도 색깔을 찾기 어려운 축구로 0-0 무승부에 그치는 등 한국 사령탑 취임 이후 5경기째 무승(3무2패)이다.

한국은 13일 영국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남겨뒀다. 그런데 그 사이 클린스만 감독이 영국 현지에서 첼시-뮌헨 레전드 매치에 참가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떠들썩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여론을 살펴 불참을 최종적으로 통보했지만 불필요한 잡음이 지속하면서 그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내년 1월 아시안컵 우승을 언급하는 클린스만 감독이 ‘라이벌’ 일본의 행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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