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여러 구단들이 웃고 있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핵심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으면서 공백 없이 뛸 수 있게 됐다. 원태인(23)과 김지찬(22)이 주인공이다. 특히 김지찬은 우여곡절 끝에 웃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020년 입단한 김지찬은 첫 시즌 135경기에 나서며 단숨에 삼성의 주전급 내야수로 올라섰다. 2021시즌 유격수로 뛰었지만, 2022년부터 2루수로 고정됐다. 수비 부담을 덜면서 공격력도 좋아졌다.

특히 올시즌 96경기, 타율 0.294, 1홈런 17타점 58득점 13도루, 출루율 0.409, 장타율 0.333, OPS 0.742를 만들고 있다.

데뷔 후 가장 높은 타율을 찍고 있고, 출루율 4할도 처음이다. 종합공격지표인 wRC+(조정득점생산력)도 118.4로 프로 입단 후 가장 높다.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또한 2.50으로 커리어 하이다.

빠른 발을 갖췄고, 콘택트 능력도 있다. 공격에서는 큰 걱정이 없었다. 반대로 수비는 아쉬움이 남았다. 송구가 그랬다. 스피드가 있기에 타구 반응도, 대응도 좋다. 포구까지는 된다. 송구가 흔들리니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많은 훈련이 답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반복 연습이 지름길이기도 하다. 손주인 코치가 김지찬에게 붙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시즌 한 차례 일이 터졌다. 지난 6월28일 사직 롯데전. 김지찬이 한 경기에서 실책을 3개나 범하고 말았다. 팀도 패했다. 하루 뒤인 6월29일 1군에서 말소됐다. ‘입스’ 이야기까지 나왔다.

심적으로 부담을 느낀 듯했다. 삼성으로서도 주전 2루수가 흔들리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김지찬은 묵묵히 자기 일에 집중했고, 다시 자리를 잡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뽑혔다. 베스트 멤버로 선발했다면 김지찬이 뽑히기는 어려웠다. 이번 대회는 25세 이하-4년차 이하로 조건을 걸었다.

이에 김지찬도 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 주전은 아니다. 리그 최고로 꼽히는 2루수 김혜성이 있었다. 김혜성은 대표팀 주장까지 맡았다. 김지찬의 역할은 대주자, 대수비 등 백업이다. 그리고 대표팀에서 ‘레전드’ 류중일 감독의 지도도 받았다.

아시안게임에서 김지찬은 1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출전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교체로 2경기 나선 것이 전부. 나가서는 나름대로 자기 몫을 했다.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다.

삼성이 10일 경기를 포함해 단 3경기 남겨놓은 상황. 막판 주요 전력이 돌아왔다는 점은 반갑다. 올해가 끝이 아니다. 길게 봤을 때 감지찬이 자리를 비울 일이 없다는 점은 더 반가운 부분이다.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젊고, 어린 내야수가 많은 삼성이지만, 그래도 주전 2루수는 김지찬이라 봐야 한다. 국가대표팀에 다녀오면서 한층 성숙해서 돌아왔다. 오랜 시간 삼성의 우측 내야를 책임지게 된다. 10년은 걱정 없게 됐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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