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코믹이 저의 무기이긴 해요. 그런데 결혼 뒤 멜로 장르가 잘 안 들어오기도 합니다.”
배워 권상우는 총각시절 배용준, 송승헌, 소지섭 등과 함께 일본에서 사랑받는 4대 천황으로 군림했다. 높은 주가를 올리던 그는 지난 2008년 배우 손태영과 웨딩마치를 울린 뒤 안정적인 가정을 꾸렸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 룩희와 딸 리호가 있다.
결혼 전 SBS 드라마‘천국의 계단’(2005)같은 멜로물이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에서 청춘스타 이미지를 뽐냈던 그는 결혼 후 영화 ‘탐정’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코믹 배우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지난 달 공개한 글로벌 OTT 디즈니+‘한강’ 역시 권상우의 코믹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드라마는 한강경찰이 유람선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밀수 범죄를 막는 이야기를 그렸다. 권상우는 극 중 의욕 넘치는 한강경찰 한두진 역을 맡았다.
“코믹은 제가 자신있는 장르에요. 코믹 연기를 할 때 배우로서 만족도가 큰 편이죠. 하지만 너무 코믹 이미지로 굳혀지는 걸 원치는 않아요.좀 더 진중한 작품도 많이 하고 싶어요.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밸런스를 맞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결혼 뒤 멜로 작품 섭외가 잘 안 들어오는 건 현실입니다.”
‘한강’은 한강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한강경찰대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길을 끈다.
“기존 경찰 소재 이야기가 많았지만 한강경찰 이야기는 잘 알려진 게 없었어요. 새로울 것 같아 대본을 더 집중적으로 봤어요. 원래 두진은 다소 무게감 있는 인물이었죠. 하지만 6부작이란 짧은 이야기 안에서 재미를 찾다 보니, 조금은 편안한 모습으로 보여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해 헐렁한 캐릭터로 바꿨죠. 기존에 제가 연기했던 경찰 캐릭터와 많이 차별화되진 않지만, 그 안에서 친숙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상의 탈의를 통해 조각같은 몸매를 과시하는가 하면 수중액션신을 도전하기도 했다. 수중액션은 첫 시도다.
“수압 때문에 귀가 아픈것 빼고는 새로웠어요. 이 작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작업이니까, 재미있게 접근했죠. 현장에서는 즐겁게 촬영했는데, 결과물을 보면 연기적으로도 아쉬운 점들이 많이 있어요. 제 연기의 장점을 먼저 보지 못하는 편이에요. 혼자 있을 때 연기 단점을 고민하곤 합니다.”
극중 한두진은 한강경찰대원 도나희(배다빈 분)의 구애를 받는다. 권상우와 배다빈은 실제 17살 차이가 난다.
“그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지 몰랐어요. 현장에 가면 이제는 웬만한 배우들과 그 정도 나이 차는 나는 편이에요. 단순히 연기라고 생각해서 접근하니까 어렵지 않았는데 그 친구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권상우는 ‘한강’ 촬영과 홍보활동을 마친 뒤 가족이 머무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일보다 가정을 우선순위에 둔 그의 다정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에 촬영하러 들어가서 집에 혼자 있으면 쓸쓸하긴 하지만, 바쁘게 촬영을 하다보면 외롭다는 생각도 별로 없어요. 가족과 같이 살면 일상의 소중함을 못 느낄텐데, 지금은 더 느끼고 있어요. 미국에 머물며 남편과 아빠의 역할을 충실히 하다보니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권상우는 벌써 22년차 배우가 됐다. 그는 꾸준히 연기하는 원동력을 ‘결핍’이라고 했다.
“배우 권상우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인물이지만 영화제같은 곳에서는 평가받지 못한 배우기도 해요. 배우로서는 아직 아웃사이더 같다는 생각에 결핍이 많아요. 그 결핍을 없애려고 작품을 찾고 있어요. 아직 만족을 못 하네요. 앞으로 더 노력할 계획입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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