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일본 도쿄전력이 지난 8월 24일 오염수 첫 방류를 시작으로 현재 2차 방류까지 완료된 가운데, 국내에 수입되는 일본산 제품에서 연일 방사능 세슘 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 2차 방류 중 ‘삼중수소 농도 최고치’ 확인되기도

도쿄전력이 지난 5일 시작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2차 해양 방류를 완료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오염수 1차 방류분 7788톤을 처분했고, 지난 2차 때 오염수 저장 탱크 10기에 보관돼 있던 7810톤을 바다로 내보냈다.

이 가운데, 2차 방류 기간이었던 지난 21일 방수구 근처에서 추출한 바닷물에서는 삼중수소 농도가 검출 하한치보다 높은 리터당 22베크렐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해류 변화에 따른 굄 현상으로 삼중수소가 검출되기 쉬워졌다”고 말했다.

2차 방류 기간에 오염수 탱크에서 오염수를 이송하는 펌프의 필터에 탱크 내부 녹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붙어 펌프 압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됐지만, 청소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 가공식품, 효모음료에서도 방사성 물질 검출…식약처“제품명 공개 못해”

지난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일본 수입식품 방사성 물질 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306건, 3186t의 식품에서 집중적으로 방사능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입 제품 중 수산물이 아닌 가공식품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에 세슘이 검출된 가공식품은 2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매년 일본산 가공식품에서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일본 47개 도도부현 중 9곳(아오모리·군마·이시카와·후쿠이·와카야마·돗토리·야마구치·오이타·미야자키)을 제외한 38개 지역의 커피, 초콜릿, 비타민, 장류 등 식품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돼 일본 전역의 식품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산물 수입 금지 지역에 해당하지 않는 시즈오카현, 아이치현에서 수입된 기타 수산물에서도 방사능이 미량 검출되면서 일각에선 수산물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으로 수입 금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뿐만 아닌 ‘일본산 효모 음료’에서도 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문제가 된 효모 음료가 ‘일본산 맥주’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식약처는 해당 효모 음료는 맥주가 아니며 국내에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던 제품으로 이번에 처음 수입되려던 것인데 세슘이 검출되어 추가 증명서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사실상 국내에 반입되지 않았다며, 해당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음료는 수입 업체가 자진 반송하고 폐기를 대기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 세슘이 반복적으로 검출되는 경우 미량 검출, 반송 상태여도 제품명을 공개할 의무가 있으며 엄격한 현지 조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최근 일본으로 여행가는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인 가운데, 국민을 위해서라도 해당 제품명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특이사항 없어”…후쿠시마 원자로 폐기 2051년까지

이처럼 계속해서 방사성 수입 제품이 나오고 있는데다 지난 6일, 도쿄신문에서도 추가 오염수 발생을 막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해 연일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원전 오염수 방류 전과 후에 방사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오염수 방류 후 첫 공해상 조사에서 특이 사항이 발견됐느냐’는 질의에 조 장관은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조 장관은 “세슘과 삼중수소 모두 세계보건기구(WHO) 먹는 물 기준 대비 훨씬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인근 공해상의 방사능 농도를 조사한 결과 안전한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세 번째 해양 방류가 다음 달 2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방류에서도 1, 2차와 마찬가지로 약 17일에 걸쳐 7800t의 오염수를 투기할 예정이다.

그러나 3차 방류되는 오염수는 지난 2차에 비해 방사성 물질이 높은 농도로 검출된 바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 19일 3차 방류할 오염수 시료에서 탄소-14, 코발트-60, 스트론튬-90, 아이오딘-129, 세슘-137 등 방사성 핵종이 미량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자로 폐기를 205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이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예산도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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