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기자] 21년 전인 2002 한국시리즈(KS)에서 LG의 패배를 보고 눈물 흘렸던 초등학생이 시간이 지나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투수로서 만족할 결과는 아니었으나 최소한의 임무는 했다. LG 임찬규(31)가 사연 있는 선발 등판을 마쳤다.

임찬규는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KS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82개의 공을 던지며 3.2이닝 6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했다.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신중하게 KT 타선에 맞섰고 대량 실점 위기도 있었으나 1점만 내줬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말 첫 타자 배정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다음 타자 김상수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황재균을 삼진으로 잡았고 박병호에게 유격수 땅볼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없이 첫 이닝을 마쳤다.

2회말에도 2사 1, 2루 위기에 놓였으나 조용호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았다. 그러나 3회말 배정대에게 볼넷, 김상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가 됐다. 그리고 황재균에게 몸쪽 속구를 구사했다가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무사 2, 3루 또 위기와 마주했는데 행운이 따랐다. 박병호를 얕은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뒤 장성우에게 정타를 허용했지만 타구가 2루수 신민재 정면으로 향했다. 신민재가 타구를 잡은 후 2루 커버를 들어온 오지환에게 송구해 더블플레이가 완성됐다.

4회말이 마지막 이닝이었다. 알포드에게 좌전 안타, 조용호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 2루가 됐다. LG 더그아웃은 임찬규가 조용호까지 잡고 5회부터 불펜을 가동하게 만들기를 바랐으나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미련을 두지도 않았다. 시즌 내내 그랬듯 위기에서 김진성을 투입했다.

2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이번에도 팀을 구원했다. 첫 타자 배정대를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만루가 됐지만 김상수를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정규시즌 KT전 11경기 중 10경기 무실점. KS 2차전에서도 만루 위기를 극복한 모습을 재현했다.

LG는 4회말까지 3-1로 리드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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