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잘되고 있는 근간에는 김민기의 영향이 있다”

작곡가 김형석은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지하 1층 KOMCA 홀에서 열린 ‘학전 어게인(AGAIN)’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가수 박학기, 박승화(유리상자), 여행스케치, 작사가 김이나, 배우 설경구, 방은진, 배해선이 참석했다.

이날 김형석은 “저는 학전에서 첫 데뷔를 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김광석, 동물원, 노영심 피아노를 같이 치면서 시작했다. 그런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분들이 함께 모여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전 대표 김민기에 대해 “형(김민기)의 노래를 데모할 때 많이 불렀다. 그래서 정서가 셀 줄 알았는데, 철이 들고 나서 노래를 자세히 들어보니 서정성을 항상 잃지 않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서정성이 모든 음악의 공통 주제였구나 하는 걸 알게 됐다. 이런 것들은 형이 준 너무나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팝이 글로벌하게 잘되고 있는 근간에는 형 음악의 영향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형의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았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김민기 형이 위로를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전’은 한국 대중문화의 역사가 담긴 의미있는 공간이다. ‘학전’은 지난 1991년 3월 대학로 소극장으로 개관한 이후 다양한 예술 장르간의 교류와 접목을 통한 새로운 문화창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학전’ 출신 문화 예술인 수도 상당하다.

개관 초기 들국화, 유재하, 강산에 등이 ‘학전’ 무대에 섰고, 故 김광석은 ‘학전’에서만 1000회 공연을 했다. 또 박학기·윤도현·알리·동물원·장필순·권진원·유리상자·이한철·이은미·자전거탄풍경·여치·시인과촌장·크라잉넛·유재하동문회·하림·이정선·노찾사·한상원밴드·왁스·김현철·한영애·이두헌(다섯손가락)·강산에·정동하 등 한국 대중음악사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공연을 올렸다.

가수 뿐만 아니라 배우 황정민·설경구·장현성·김윤석·방은진·배해선·정문성·이정은·김원해·전배수·김희원·박명훈·오지혜·최덕문·안내상 등 많은 예술인들이 ‘학전’ 무대를 거쳐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만성적인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건강문제가 겹치며 최근 폐관을 결정했다. 폐관은 내년 3월 1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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