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기자] 미국 가수 다니엘 시저가 내한 공연 2시간 전 돌연 공연을 취소해 국내 팬들의 원성을 샀다.
다니엘 시저의 공연을 기획한 라이브네이션은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 예정이던 시저의 2회차 공연에 앞서 “예기치 못한 상황 전개로 이날 예정된 2회차 내한 공연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다리셨을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드린다”고 덧붙였다. 예매티켓은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될 예정이다.
시저는 전날 개인 채널에 “공개할 수 없는 이유로 남은 슈퍼파워스 아시아 투어가 취소됐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게재한 뒤 삭제했다.
다니엘 시저는 캐나다 출신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로 지난 2019년 헐(H.E.R.)와 함께한 ‘베스트 파트’로 제 61회 그래미어워드에서 ‘최우수 알앤비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한 실력파 가수다. 내한 공연은 이번이 세번째다. 2018년 처음으로 단독 공연을 개최했고 지난 7월 ‘해브 어 나이스 트립(Have A Nice Trip)’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재차한국을 찾았다.
이번 공연 취소는 당일 공연을 불과 2시간 여 앞두고 공지해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해외스타의 내한공연이 대체로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에 일부 지방팬들의 경우 공연 관람을 위해 휴가를 내고 서울에서 숙박까지 하는 경우까지 있어 팬들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훔쳤다는 여론이 대두됐다.
설상가상 시저는 1회차 공연에서 블랙핑크 제니와 백스테이지에서 함께 했던 영상을 이어 올려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다만 이번 공연 취소가 한국 공연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아시아 투어 전체를 취소했다는 점에서 아티스트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 ‘호날두 노쇼’ 악몽 부른 내한 취소 사건들
시저의 내한 취소는 지난 2019년 유벤투스 FC 소속 축구스타 호날두의 ‘노쇼’ 사건을 연상케 한다. 당시 한국 프로축구 선발진인 팀 K리그와 친선경기로 유벤투스 FC가 내한하자 6만 5000석에 달하는 상암월드컵 경기장 티켓이 매진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날두의 힘이다.
그러나 당초 오후 8시 예정된 킥오프는 유벤투스 선수단의 지각으로 57분이나 지연됐다. 설상가상 호날두가 결장하면서 ‘우리형’이라 불렸던 호날두는 순식간에 ‘날강두’로 전락했다.
밴드 마룬파이브도 지난 2015년 예정된 대구 공연을 1시간 여 앞두고 취소했다. 이후 평일로 공연을 연기했지만, 다음날 진행된 서울 공연에서는 목에 파스를 붙이고 공연하며 논란을 더욱 키웠다. 단지 파스만 붙일 정도였는데 대구 공연을 취소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 위기→기회 바꾼 ★들…‘킹스맨2’·앤-마리
2017년 영화 ‘킹스맨2’ 홍보차 방문했던 배우 콜린 퍼스, 태런 애저튼, 마크 스트롱 등은 팬들을 대상으로 예정한 무대인사를 돌연 취소했다. 이후 관계자들의 소통 오류로 배우 인솔 관계자가 전체 행사 일정이 취소됐다고 판단해 배우들을 숙소로 이동시켰다는 게 드러났다.
파문이 커지자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대표가 다음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머리를 숙이고 사과했다. 이후 배우들은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답변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전화위복한 셈이다.
가수 앤-마리 역시 지난 2019년 7월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이 태풍 때문에 취소되자 호텔에서 무료 공연을 진행했다. 이후 그는 “날씨 때문에 공연이 취소된 것이 아쉬웠다. 작은 장소나마 마련했는데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저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실망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서 뭐라도 해야 했다. 많은 한국 관객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해 팬들의 호감을 샀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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