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21년 12월 키움 유격수 김하성(28)은 포스팅을 통해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연봉 700만 달러다. 2024시즌 후 상호 옵션이다. 구단과 김하성이 받아들일 때 연봉은 700만 달러.

2023년 12월 키움 외야수 이정후(25)는 6년 1억13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연봉 1883만 달러다. 4시즌 후에는 옵트아웃으로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이 장기계약을 맺을 때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지만 이를 사용한 적은 없다. 류현진(FA)은 한화를 떠나 LA 다저스와 6년 계약을 체결할 때 5시즌 후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김하성과 이정후를 비교하면 계약 기간과 연봉 차이가 상상외로 크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에서 7시즌을 치른 뒤 25세에 포스팅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KBO리그가 배출한 최고 선수들이다. 둘의 차이라면 타율, 출루율과 MVP 수상 여부다.

사실 FA는 타이밍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중견수 포지션에서 득점 생산력이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훨씬 낮다. 구단이 이정후를 영입하며 “우리 팀에 딱 맞는(Perfect fit) 선수다”라고 한 배경이다.

엄밀하게 보면 팀 공헌도는 내야수, 특히 유격수가 높은 편이다. 김하성은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94-133홈런-575타점-134도루를 기록하고 ML FA 시장에서 몸값을 테스트했다. 출루율은 0.373이었다.

이정후는 타율 0.340-65홈런-515타점-도루 69, 출루율 0.407이다. 타율과 출루율에서 김하성보다 크게 앞선다.

김하성은 한 시즌 100타점 이상을 3차례, 100득점 이상은 2회 작성했다. 이정후는 100타점 이상 2회, 100득점 1회다. 통산 득점, 타점에서는 김하성이 약간 앞선다.

그런데도 이정후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천문학적 연봉에 사인했다. 자이언츠의 팀 특성도 연봉 상승의 한 요인이다.

샌프란시스코 파르한 자이디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은 LA 다저스 제네럴매니저 출신이다. 파키스탄 이민 2세다. 명문 버클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MI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가방끈 프론트맨’이다. 연봉 산정 등에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세이버메트릭스 신봉자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출루율에 매우 높은 점수를 준다. 출루율은 득점 생산력(Run Produce)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정후는 통산 및 시즌 타율, 출루율에서 세이버메트릭스 신봉자들이 좋아할 만한 기록을 갖추고 있다.

추신수가 2013년 12월 이때까지 단 한 차례도 올스타에 선정되지 않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던 것도 출루율과 득점이었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출루율이 0.423이었다. 스콧 보라스가 이를 놓칠 리 없다.

자이언츠는 지난해 팀 출루율이 0.312로 ML 전체 24위다. 애틀랜타가 0.344로 전체 1위다. 자이언츠 내에서는주로 우익수를 맡는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0.373으로 1위다.

2024년 이정후의 모든 활약이 주목되지만 테이블 세터로 어느 정도의 출루율을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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