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마냥 적은 규모의 계약이 아니었다. 구단이 기대한대로, 그리고 선수의 바람대로 마무리 투수로 도약하면 큰 금액을 거머쥔다.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고우석(26)이 보장액만큼이나 인센티브 규모가 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AP 통신은 4일 2년 450만 달러 보장 계약을 체결한 고우석의 계약 세부 내역을 공개했다. 인센티브가 상세히 붙은 가운데 고우석이 계약 3년차인 2026년까지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경우 최대 890만 달러(약 116억 5900만원)를 획득한다. LG 구단 또한 포스팅비로 890만 달러에 20%에 해당하는 178만 달러(약 23억3180만원)를 수령한다.

인센티브가 쉽지는 않다. 매년 인센티브가 다르게 붙었는데 계약 첫 해인 2024시즌에는 경기수, 2025년과 2026년에는 경기수와 더불어 마무리 투수로서 활약 여부가 들어갔다.

일단 보장액은 2024년 연봉 175만 달러. 2025년 연봉 225만 달러다. 여기에 알려진대로 2025시즌 후 바이아웃시 5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바이아웃시에 고우석은 메이저리그(ML)에서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2026시즌 상호합의 옵션도 있는데 옵션이 발효되면 고우석의 2026시즌 연봉은 300만 달러가 된다. 즉 보장액만 보면 2년 450만 달러. 계약이 3년까지 진행되면 보장 계약 규모는 700만 달러다.

여기에 인센티브가 상세히 붙었다. 일단 첫해인 2024시즌 70경기 이상 등판하면 1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2025시즌과 2026시즌에는 40, 45, 50, 55경기에 맞춰 10만 달러씩 총 40만 달러 인센티브가 있다.

경기수와 더불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 더 많은 돈을 얻을 수 있다. 2025시즌과 2026시즌 마지막 이닝을 책임지는 경기수에 따라 또 인센티브가 걸렸다. 마지막 이닝을 소화하는 경기수가 15, 25, 35, 45경기에 맞춰 12만5000달러씩 총 50만 달러를 수확할 수 있다.

인센티브를 시즌마다 정리하면, 2024시즌에는 최대 10만 달러. 2025시즌과 2026시즌에는 각각 최대 90만 달러다. 3년 총합 인센티브 비중이 190만 달러로 2024시즌 첫 해 보장액 175만 달러보다 높다.

어떻게 보면 2024시즌 70경기 등판이 가장 어려울 수 있다. 2023시즌 기준 ML에서 중간 투수로서 70경기 이상을 등판한 투수는 20명이다. 고우석은 144경기 체제인 KBO리그에서 64경기 등판이 한 시즌 최다다. 162경기 체제인 ML는 경기수가 늘 수 있으나 많은 경기에 등판하는 만큼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계약서상으로 베스트 시나리오는 첫 해 많은 경기에 출장하며 빅리그 적응. 그리고 2년차부터 클로저로 도약해 55경기 이상을 뛰는 것이다. 2년차에 맹활약을 펼치면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FA 시장에 나와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샌디에이고 AJ 프렐러 단장은 고우석의 보직에 대해 “아직 명확한 역할을 규정하기는 힘들다”면서 “우리는 재능이 뛰어난 여러 유형의 투수를 보유했다. 스프링 캠프를 거쳐 이들이 팀에 어떠한 이득을 가져올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 외에 왼손 마츠이 유키, 그리고 오른손 로버트 수아레즈까지 3명이 필승조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프렐러 단장의 말대로 캠프부터 시범경기를 거쳐 이들이 등판하는 이닝이 결정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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