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꽤 뜨거웠다. 큰 규모의 계약도 나왔다. 이미 500억원 넘는 돈이 오갔다. 이후 잠잠하다. ‘곽’ 막힌 모양새다. 2024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이야기다.
지난해 11월18일 2024 FA 시장이 공식적으로 열렸다. 19명의 선수가 자격을 행사했다. 현재까지 12명이 계약을 마쳤다. 계약 총액은 522억원이다.
특급 자원은 없다. 100억원대 계약자도 나오지 않았다. ‘광풍’은 아니다. 그래도 개장 전 예상처럼 차갑지는 않다. 12명 평균 계약 총액이 47억원이다.
상황이 변했다. 미계약자가 7명이다. 투수 주권, 홍건희, 오승환, 내야수 김민성, 강한울, 포수 김민식, 이지영이다. 뒤늦게 협상을 시작한 선수도 있고, 이야기는 나누는데 타결이 안 되는 선수도 있다. 선수도, 구단도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선수는 당연히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고 싶다. 혼자 할 수 없다. 손을 내미는 구단이 있어야 한다. 여러 구단이 나오면 선수에게 좋은 일. 지금 상황이 그렇지 않다.
개장 초반 몇몇 선수는 경쟁이 붙었다. ‘어느 구단이 누구를 원한다’는 설이 돌았다. 경쟁이 붙으니 가격이 올라간다. 계약도 빨리 끝냈다. 양석환(두산·4+2년 78억원), 안치홍(한화·4+2년 72억원), 전준우(롯데·4년 47억원) 등이 그랬다.
지금은 아니다. 거의 원소속구단 단독 입찰에 가깝다. 자연히 선수에게 불리하다면 불리하다. 어영부영 시간만 흘러갈 수 있다. 남은 건 ‘백기투항’ 뿐이다.
메이저리그(ML)에서는 ‘FA 재수’를 택하는 선수도 나온다. KBO리그는 구조상 어렵다. 풀 타임 4년을 더 뛰어야 재자격이 주어진다. 호기롭게 FA를 선언했는데 현실은 차갑다.
구단은 구단대로 부담스럽다. 괜히 선수의 자존심만 긁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좀 하라’는 팬들의 비판 여론이 조성되기라도 하면 더 난감하다.
그렇다고 마냥 후한 대접도 쉽지 않다. 특히 이번이 그렇다. 샐러리캡 때문이다. 기준선을 넘고 싶지 않다. 가뜩이나 모기업 지원으로 운영되는 상황. 추가 비용 발생이 반가울 리 없다.
결국 구단도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의미다. ‘내부 평가에 따른 합리적인 계약’을 외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잘될 것이라 본다” 정도의 코멘트는 나온다. “잘 진행되고 있다”는 말은 잘 나오지 않는다.
샐러리캡을 넘지 않으면서, 선수가 원하는 수준의 계약을 맺어야 한다.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를 한 번에 해야 한다.
다른 팀 이적이라면 차라리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 어느 팀을 가든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FA가 있다.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 현저히 낮다는 점이 문제다.
엉킨 매듭을 풀어야 하는데, 시작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 1월도 벌써 ⅓이 흘렀다. 구단별로 스프링캠프 준비가 한창이다. 빨리 정해져야 한다. 선수별 항공권 예매, 숙소 예약 등 자잘한 업무가 걸린다.
적정선 찾기는 언제나 어렵다. 이번 FA 시장은 더 그렇다. 이 추세면 캠프 시작 시점에도 미계약자가 나올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