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 1월의 최대 뉴스는 미국야구기자단이 발표하는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회원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방송사인 MLB 네트워크는 정초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2024년 명전 후보의 회원 가능성을 보도했다. 드디어 24일(한국 시간) 뉴욕 쿠퍼스타운에서 2024년 명전 회원을 발표한다.
명전은 가장 영광스러운 최종 무대다. MLB는 특히 심사위원 격인 미국야구기자단(BBWAA)이 400여 명에 달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한다. 미국의 스포츠뿐 아니라 예술 분야에도 명전이 있지만 MLB처럼 입성하기 까다로운 곳이 없다.
미국의 모든 명전 가운데 가장 먼저 설립됐다. 1936년에 National Baseball Hall of Fame and Museum을 발족했다. 3년 뒤 건물을 완공해 1939년 뉴욕의 작은 마을 쿠퍼스타운(2020년 인구 기준 1794명)에 박물관에서 명전 회원 입성식을 가졌다. 1936년 5명의 초대 회원은 안타왕 타이 콥, 홈런킹 베이브 루스, 최초의 3000 탈삼진 주인공 월터 존슨, 유격수 호너스 와그너,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 등이다. 현재 영광의 자리에 있는 야구인은 343명이다.
명전 가입은 두 가지다. 선수는 미국야구기자단이 선정한다. 감독, 심판, 구단주, 프런트맨들은 원로위원회(명칭은 바뀐다)에서 뽑는다. 선수의 입회 자격은 MLB 활동 10년 이상에 은퇴 후 5년이 지나야 한다. 5년 경과는 1953부터 시행됐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로베르토 클레멘스는 1972년 니카라과 지진 구호물자를 전달하려다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해 예외 조항으로 1973년에 입회했다.
BBWAA와 원로위원회 나란히 75%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명전 회원이 된다. 2023년 3루수 스콧 롤렌에 76.3%의 지지를 보낸 기자단의 투표인단은 총 389명이었다. 원로위원회는 16명이다.
최고의 명전 회원은 자격 첫 해 BBWAA의 의해 선정되는 것이다. 슈퍼스타들은 대부분 이 과정을 통과했다. 그러나 기록이 경계선에 있거나 장외의 잡음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 이때 자격 유지는 10년이며 5%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 시애틀 매리너스 지명타자 에드거 마르티네스, 우완 잭 모리스는 자격 마지막 해에 75% 지지를 넘어 회원이 됐다.
올해 개리 셰필드(55)가 10년 마지막 해다. 19세에 데뷔한 셰필드는 22년 동안 8개 팀에서 활동했다. 통산 타율 0.292-509홈런-1676타점-253도루, OPS 0.907을 기록했다. 올스타에서 9차례, 실버슬러거상 5회 등 명전 회원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셰필드는 현역 때 기자와 충돌이 잦았고 약물 복용 혐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55%의 지지를 얻었다.
선수의 경우 BBWAA에서 10년이 지나면 원로위원회로 넘어간다. 일종의 구제다. 원로위원회는 해마다 투표가 진행되는 게 아니고 심사인 단이 소수로 이 역시 입회가 까다롭다. 1960년 월드시리즈 사상 유일한 7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빌 매저로스키(87)는 은퇴 후 29년 만에 원로위원회를 통해 명전 회원이 됐다.
야구 명예의 전당이 뉴욕의 작은 도시 쿠퍼스타운에 조성된 것은 초창기 잘못된 주장에서 비롯됐다. 남북전쟁의 영웅인 에브너 더블데이가 야구가 쿠퍼스타운에서 발명됐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명전을 설립한 사람은 우리의 할머니들이 가장 갖고 싶어 했던 재봉틀 싱거(Singer)의 상속자 스티븐 칼튼 클락이다. 클락은 대공황 여파로 황폐해진 지역 경제를 살리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박물관을 만든 것이다.
1939년 6월 12일에 명예의 전당 건물이 작은 도시 쿠퍼스타운에 들어섰다. 명전 입회식 때 MLB 커미셔너와 한명의 여성분이 등장하는데 클락의 손녀인 제인 포브스 클락이다. 명전 이사장이다. 쿠퍼스타운의 연간 방문객은 26만 명에 이른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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