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많은 휴식을 위해 조 1위가 절실했다. 이러한 일정은 우리가 감당하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를 16강에서 꺾고 8강행 티켓을 따낸 후 ‘빡빡한’ 경기 일정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경기였다. 한국은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과 함께 연장 120분 혈투, 그리고 승부차기 끝에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역시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 채 큰 제스처를 취하면서 경기를 지켜봤다. 클린스만 감독의 초조함은 후반 시작 33초 만에 선제 득점을 내준 후부터 극에 달했다. 후반 종료 직전 조규성의 ‘헤더 동점골’이 터지기 전까지 기술 지역에서 초조하게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을 바라봤다. 지난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줬을 때도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던 때와 비교되는 대목이었다. 그만큼 패하면 ‘끝장’인 승부에서의 클린스만 감독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만치니 감독이 사우디를 강팀으로 바꿨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했는데, 그때와 많은 변화가 생긴 듯하다. 우리가 전반에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하프 타임 때 분위기를 바꾸려 했고, 후반에는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승부차기를 준비해왔다. 조현우의 좋은 선방이 있었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해서 기쁘다. 8가에서는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극적인 승리를 따냈지만, 8강까지 남은 시간은 단 2일이다. 클린스만호는 2월3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호주와 맞붙는다. 호주는 지난 28일 오후 8시30분 인도네시아와 16강을 치른 후 부지런히 8강을 준비하고 있다. 연장 혈투와 승부차기 끝에 8강에 오른 한국과 ‘체력’에서 차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90분 내 경기를 끝내고 싶었다. 많은 휴식을 위해 조 1위가 절실했다. 일본을 피하기 위해 조 2위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이러한 일정은 우리가 감당하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준비 시간을 짧지만 오늘 승리가 분위기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우승’의 목표는 늘 변함이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우승 약속보다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대회에 임하고 있다. 어려움이 많겠지만 좋은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선수들과 팀의 자질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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