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누가 헤집을 상인가.’

‘닮은꼴’ 승부다. ‘만능 열쇠’ 황희찬(28·울버햄턴)과 무사 알 타마리(27·몽펠리에)의 발끝에 결승행 티켓이 걸려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밤 12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과 겨룬다.

리턴매치다. 한국은 요르단과 지난달 20일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는데 이번엔 달라야 한다. 무승부는 없다. 승리해야 마지막 관문인 결승에 올라 64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정조준할 수 있다.

양 팀 모두 조별리그 때와 라인업에 변화가 있다. 우선 한국은 ‘수비의 축’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대신 부상에서 돌아온 ‘황소’ 황희찬이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호주와 8강전을 풀타임 소화한 그는 4강 역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측면 공격수인 황희찬은 저돌적인 드리블과 과감한 돌파 능력을 앞세워 측면을 헤집고 다닌다. 지난달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는 ‘교체 투입’으로 답답했던 팀 공격의 물꼬를 트며 시동을 걸었다. 지난 3일 호주와 8강전에서는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동점골과 퇴장유도, 프리킥 역전골의 시발점 역할까지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해 연장 끝 2-1 극적인 승리에 앞장섰다.

황희찬은 왼쪽 측면에 자리해 상대 뒷공간을 헤집는 역할이 주지만, 팀 상황에 따라 ‘원톱’으로 올라가 공격진을 이끌기도 한다. 팀 내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이 부진으로 교체 아웃되면 주로 손흥민이 그 자리에 서는데, 호주와 8강전에서는 황희찬이 톱으로 올라갔다. 소속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를 가끔 소화한 적이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처음 기용된 자리임에도 그라운드를 활발하게 누볐다.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7위(10골)에 오를 만큼 순도 높은 결정력을 자랑하는 황희찬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황희찬의 활발한 움직임은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떠안은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는 둘에게 쏠린 시선이 황희찬에게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르단 축구의 개척자’라 불리는 알 타마리의 역할도 다르지 않다. 그는 바레인과 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 오른쪽 윙어로 모든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뛰어난 드리블과 위력적인 왼발을 가진 윙어인 알 타마리는 황희찬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시속 36.31㎞ 속도를 기록한 바 있는 그는 프랑스 ‘리그 드 풋볼 프로페셔널’에서 뽑은 2023~2024시즌 리그1에서 가장 빠른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요르단 대표팀 내 유일한 유럽파인 알 타마리는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차례 보여준 바 있다. 이라크와 16강전에서는 이라크 수비진 3명을 제치고 문전까지 70여m를 돌파했다. 상황에 따라 최전방까지 올라가 직접 마무리하는 능력까지 갖춘 황희찬과 비슷한 유형이다. A매치 54경기에서 14골을 기록중이다. 공격수 알리 올완(알샤말)이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가운데, 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이 경계해야 할 대상 1호로 꼽히지만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 이후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4강을 이틀 앞둔 훈련에서는 피치 위에 서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피로 누적으로 실내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돌아온’ 황희찬과 ‘돌아올’ 알 타마리 중 측면을 먼저 헤집고 마무리 하는 자에게 결승행 티켓의 향방이 결정난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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