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이 16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최종적으로 확정,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KFA는 15일 출입기자단에 익일 임원회의가 열린다고 밝혔다. 정 회장과 주요 임원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KFA는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평가 및 리뷰를 진행했다. 황보관 기술본부장을 비롯해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한양대 정재권 감독, 인하대 곽효범 교수, 대전하나시티즌 김현태 전력강화실장, 경남FC 김영근 스카우트, 경주한수원 송주희 감독 등이 배석했다.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 충북 청주 최윤겸 감독이 참석했고,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오전 11시 시작한 회의는 오후 3시까지 약 4시간가량 이어졌고, 4시경 황보 본부장이 미디어 브리핑에 나섰다. 황보 본부장은 “감독 역할에 대해 논의했고,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임하는 단계에서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라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회의에 자리한 위원들은 크게 세 가지를 지적했다. 첫 번째는 전술, 두 번째는 근무 태도와 노력, 그리고 리더십이다.

황보 본부장은 “준결승에서 두 번째 만난 요르단임에도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고, 국내 체류 기간이 적어 근무 태도와 관련해서도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선수 관리와 관련해서도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팀에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점에서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과 실책을 지적한 자리다.

대다수 위원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뜻을 모았다. 황보 본부장은 “여러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과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였다”고 발표했다. 극소수만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자기 능력 부족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황보 본부장은 “핑계를 댔다기보다 그것(선수단 불화)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는 얘기했다. 전술 부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에서 클린스만 경질로 뜻을 모은데다 최근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로 시작한 대표팀 내부 균열이 공론화하면서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 회장이 전력강화위의 ‘경질 건의’를 뒤엎을 가능성은 낮다.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클린스만의 역사는 사실상 이날 끝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나아가 내달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운영 방안과 더불어 후임 사령탑과 관련한 논의도 거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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