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원래 욕심 잘 안 내는데…‘신인왕’ 해보겠습니다.”

자신감이 넘쳤다. 주변의 기대치를 충분히 느낀다. 부담은 없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더 높게, 멀리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KT 신인 원상현(20)의 얘기다. ‘신인왕’이란 목표를 향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지난 21일 부산 기장군 KT 1차 스프링캠프가 모두 끝난 후 만난 원상현은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많은 것을 배웠다. 더 강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캠프 소감을 밝혔다.

원상현은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7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부터 패스트볼과 커브는 ‘완성형’이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는 부산고 2학년 당시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릉고와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8.1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부산고를 29년 만에 봉황대기 제패를 이끌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사령탑 이강철 감독의 기대감도 크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젊은 에이스’ 소형준이 돌아올 때까지 ‘5선발’을 맡길 생각이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 감독은 “던지는 것을 봤는데 구위가 좋다”며 “다만 소형준이 부드러운 느낌이라면 (원)상현이는 다르다. 투구가 거칠다. ‘야생마’ 같은 기질이 있는데 잘 다듬어서 안정감을 키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원상현 역시 자신의 부족함 등을 잘 알고 있다. 배운 것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는 “내가 투구 폼이나 밸런스 자체가 거칠고 와일드한 부분이 있다. 때문에 이강철 감독님께서 부드럽게 만들어 주려고 많이 알려주셨다.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5선발 얘길 들으니 사실 부담과 책임감이 든다. 그래도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하지만 선발에 연연하고 얽매이면 내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없다. 어떤 보직이든 기회를 주면 앞만 보고 열심히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강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던질 수 있는 ‘강심장’이다. 승부에 자신감이 있다. 최고 구속 153㎞ 패스트볼과 커브 만큼은 최고라 자신한다. 특히 커브의 분당 회전수(RPM, Revolutions Per Minute)는 3333으로 KBO 리그 탑 수준이다.

원상현은 “내 주무기는 커브다. 데이터로 확인했는데 커브 RPM이 3333으로 압도적인 커브 회전수가 나와서 선배님들도 감탄했다. 커브를 잘 던진다는 투수들의 평균 RPM이 2800이라 들었고, 정말 잘 던져도 3000 이내”라며 “나는 압도적인 커브 RPM을 보유해 타자들이 알고도 치기 어려운 커브에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소형준은 원상현의 커브를 본 후 “커브 만큼은 (원)상현이한테 배우고 싶다. 정말 최고”라고 극찬했다.

사실 원상현의 롤 모델이 소형준이다. 스프링캠프 전 소형준과 필리핀 훈련도 함께 했다. ‘신인왕’ 출신 소형준을 바라보며 올시즌 욕심도 생겼다.

원상현은 “(소)형준이 형이 자기관리를 하는 방법과 나와는 투구 스타일이 완전 다른데 부드럽게 던지는 방법 등을 알려줬다”며 “원래 내 목표는 1군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것이었는데 더 욕심을 부리고 싶다. 내가 욕심을 잘 안 내는 스타일인데 이번엔 야망도 키우고 있다. ‘신인왕’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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