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 기자] ‘빅버드’는 여전히 뜨거웠다.

수원 삼성의 올시즌 K리그2 개막전이 열린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충남 아산과의 시즌 첫 경기를 앞둔 경기장 주변은 킥오프 2시간 전부터 분주했다. 경기가 열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이날 경기에는 총 1만4196명이 입장했다. 역대 K리그2 최다 관중(유료) 기록이었다.

수원은 지난해 K리그1 최하위에 머물며 2부 리그인 K리그2로 강등당했다. 말 그대로 굴욕이다.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으로 통한다. 과거 ‘레알 수원’이라는 수식어를 보유했던 팀이다. 하지만 수원은 무너졌다. 방만한 운영과 사무국의 실책, 안일한 정신 상태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2부 리그까지 추락했다.

가장 큰 고통은 결국 팬에게 돌아갔다. 수원은 충성도 높은 팬을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이다. 어떤 팀과 붙어도 응원석은 가득 차고, 열기는 가장 뜨겁다. 응원가 소리도 가장 크다. 지난해 시즌 내내 부진했음에도 객단가가 1만5418원으로 K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입장 수입 총액은 약 35억5600만원으로 전체 3위에 자리하기도 했다.

팬의 지지를 뒤로하고 수원은 강등됐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수원을 응원하는 팬은 자리를 지켰다. 이날도 2부 리그에서 비교적 인기가 많지 않은 충남 아산을 상대했는데, 개막전인 만큼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오히려 지난해 개막전 1만348명보다 많이 들어왔다.

뜨거운 열기 속 수원은 2부 리그 첫 경기에서 고전했다. 전반 21분 만에 뮬리치의 골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39분 조윤성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며 경기의 흐름이 달라졌다. 수원은 전반 추가시간 뮬리치가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넣었으나 후반에는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후반전 볼 점유율은 30% 정도였다. 수적 열세에 놓인 만큼 어려운 경기를 했다. 결국 후반 23분 정마호에게 만회골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수세에 몰리며 동점골을 내줄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경기 전 수원 염기훈 감독은 “전진우는 5-0을 이야기하더라”, “진다는 생각은 못 한다. 정말 지지 않고 우승하고 싶은 생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기대와 달리 어렵게 승리한 경기였다. 염 감독도 “아직 5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더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했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 충남 아산은 지난해 K리그2에서 10위에 머문 약팀이다. 앞으로 수원이 상대해야 할 팀 중에는 부산 아이파크나 서울 이랜드, 경남FC 등 강팀들이 많다. 수원이 승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염 감독의 말처럼 경기력 향상이 필요하다. 이날 경기에 입장한 많은 관중이 수원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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