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제주항공 참사로 가수들의 콘서트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임영웅의 행보를 놓고 갑론일박이 일고 있다. 국가추모기간에 콘서트를 강행하는 게 맞냐는 여론에서부터 슬픔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다만, 콘서트 ‘취소 비용’ 청구서는 해당 가수와 소속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취소를 무조건 강요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영웅은 12월 27∼29일, 1월 2∼4일 총 6회에 걸쳐 콘서트를 열고 있다. 공연 좌석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물고기뮤직은 “최근 안타까운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아울러 슬픔 속에 계신 모든 분과 함께 아픔을 진심으로 통감한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애도의 마음을 깊이 새기며, 이번 공연이 진정성 있는 위로와 희망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이 어려운 시간을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척스카이돔은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야구 시즌 중에는 야구 경기가 진행된다. 시즌 후 ‘프리미어12’와 같은 국가 대항전이 가끔 열리기도 한다. 야구 비시즌인 겨울에는 가수들의 콘서트 행사가 진행된다. 최근 보이밴드 데이식스가 고척돔에서 데뷔 첫 콘서트를 연 바 있다.
고척돔을 대여하는 데는 수억원의 돈이 든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연 개최에 최소 6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콘서트 티켓 매출의 8%를 수수료로 내야한다. 최대 16만원(VIP석)에서 11만원까지 형성된 티겟 가격을 중간값인 13만원으로 책정하고, 회당 약1만 4000명이 들어오는 것을 계산하면 1회당 수수료만 약1억4500만원이 든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심사조건도 까다롭다. 행사 개최일 2일, 사용료 3억원, 이용인원 4만명이 들어야 한다. 전기료, 공공료, 전광판, 음향설비 등 비용은 별도다. 콘서트를 취소하면 하루에 수억원씩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팬들 취소표 환불은 물론 고척돔 대여 비용까지 고스란히 물어줘야 하는 일이 생긴다. 임영웅의 한 팬은 “콘서트 취소하면 가수는 개념 연예인 소리들을지 모르지만, 엔터 업계 종사자들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연에는 가수를 비롯해 댄서, 밴드, 스태프, 현장 진행원 등 수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이들 인건비 역시 가수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면 가수와 소속사가 부담을 모두 떠앉아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콘서트가 1년 농사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이유다.
임영웅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임영웅 리사이틀 [RE:CITAL]’에서 “깊은 슬픔을 느끼면서 희생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애도하는 마음을 보내드리고 싶다”고 애도의 말을 전했다.
콘서트를 진행한 성시경 역시 지난달 2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KSPO DOME(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시경은 “오늘 사고 소식을 듣고 무거운 마음으로 왔다. 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과의 약속이라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희생되신 분들과 지금 슬픔에 잠겨 있을 분들을 위해 잠시나마 그분들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음 좋겠다”라고 묵념하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반면 조용필, 김장훈, 이승환, 테이, 알리 등은 국가애도기간에 동참하기 위해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하거나 잠정 연기했다. 이승환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제주항공 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아픔 속에 계실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1월 4일 천안 콘서트의 취소 의견을 공연기획사에 전달했다”고 했다.
콘서트를 강행하는 가수도 취소하는 가수 모두 사정과 이유를 모두 고려한 결정이기다. 과도한 비난은 서로에게 생채기만 남길 뿐이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