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 기자] “전반전에는 상당히 좋은 경기를 했다.”
지난해 K리그1에서 돌풍을 일으킨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만족을 모르는 지도자다. 경기 중 앞서도, 심지어 승리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다.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새 시즌 개막전에서도 이 감독은 전반전 경기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후반 내용이 달랐다. 일관성 있게 해야 하는데 지키려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지만, 전반전 내용은 분명 대단했다.
광주는 서울을 제물 삼아 개막전 승리에 성공했다. 그것도 2-0 두 골 차 무실점 승리. 전반전만 보면 압도적이었다. 서울은 광주의 페널티박스 근처에도 자주 접근하지 못했다. 광주는 유려한 패스 플레이로 압박에서 벗어나 득점 기회를 자주 창출했다.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서울 수비를 흔들었다. 외국인 선수 빅톨, 아사니, 베카 등이 결장했지만 지난해보다 빠르고 섬세한, 역동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상대인 서울은 우승 후보다. 조영욱, 기성용, 일류첸코, 김주성 등 라인업이 화려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제시 린가드도 이날 데뷔전을 치렀다. K리그 대표 지략가 김기동 감독도 합류했다. 하지만 광주의 경기력 앞에서 김 감독도 “전반전에는 광주가 잘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업그레이드’ 중심에는 뉴페이스 최경록이 있다. 1995년생인 최경록은 아주대 코치 시절 이 감독이 지도했던 제자로 독일에서 10년간 활약하다 올해 처음으로 K리그에 입성했다.
최경록은 데뷔전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광주 축구에 녹아들었다. 원래 뛰던 선수처럼 미드필더 파트너 정호연과 시너지를 냈다. 정호연이 중앙에서 중심을 잡고 최경록이 2선과 3선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광주는 최경록을 중심으로 전진했다. 그는 영리한 움직임과 왕성한 활동량,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중심 구실을 해냈다. 허리의 핵심 이순민의 이탈로 걱정한 중원 공백이 무색한 활약이다.
경기 후 이 감독도 “확실히 안정감을 준다. 부상만 없으면 우리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최경록을 칭찬했다.
최경록은 “상상했던 대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며 “광주에 온 이유는 감독 때문이다. 감독께서 추구하는 축구를 나도 좋아한다. 전반전에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축구를 했다. 첫 경기였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광주는 지난해 최저연봉으로 3위에 올랐다. 개막전 경기력만 보면 ‘정효 매직’은 올해도 유효할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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