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새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주포지션인 1루는 사실상 막혀있다. 하지만 시야를 지명타자로 돌리고 백업 1루수를 두루 맡을 수 있다면 개막 엔트리가 막막한 것은 아니었다. 다시 뉴요커가 된 최지만(33)이 빅리그 9번째 시즌을 바라본다.

최지만은 지난달 17일 뉴욕 메츠와 1년 최대 350만 달러(약 47억원)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ML) 무대에서 생존하면 작년 465만 달러 이후 가장 큰돈을 받지만 스플릿 계약이라 빅리그 무대 출전을 보장받지 못한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경우 연봉이 크게 떨어지는 모험을 각오한 최지만이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타격뿐이 아닌 1루 수비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는 최지만이지만 메츠 1루에는 확실한 주인이 있다. 2019년 빅리그에 오른 후 통산 192홈런을 터뜨린 피트 알론소가 1루를 굳건히 지킨다. 메츠 유니폼을 선택한 순간부터 주전 1루수로 자리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진 최지만이다.

자리가 없지는 않다. 메츠는 예상과 달리 오프시즌에 지명타자를 영입하지 않았다. JD 마르티네스 같은 네임벨류 높은 선수를 데려올 것으로 보였는데 최지만이 그 자리를 채워주기를 바랐다. 부담이 없는 스플릿 계약으로 최지만을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기용하고 있는 메츠다.

시범경기 결과는 만점이다. 최지만은 12일(한국시간)까지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7(14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14로 활약하고 있다. 홈런 1개에 2루타 2개로 장타 3개를 기록했고 출루율 또한 0.500로 높다. 표본이 적지만 시범경기 결과가 자신의 자리를 결정하는 최지만 입장에서는 매우 소중한 숫자다.

그러면서 개막 엔트리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지명타자와 백업 1루수를 두루 맡으면서 메츠 야수진 운영에 소금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해 타율 0.163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만큼 최지만을 주전 1루수로 바라보는 구단은 없다. 하지만 늘 그랬듯 귀신 같은 생존본능으로 다시 최고 무대를 정조준한다.

2016년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처음 빅리그 무대에 올랐던 최지만은 이후 양키스, 밀워키, 탬파베이, 피츠버그, 샌디에이고까지 무려 6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7번째 유니폼은 메츠가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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