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무책임해도 너무 무책임하다.

바이에른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3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7라운드 경기에서 0-2 완패한 후 “우승 경쟁은 끝났다. 바이엘 레버쿠젠에 축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이날 패배로 우승 경쟁 구도가 레버쿠젠 쪽으로 기운 것은 사실이다. 27경기를 치른 가운데 레버쿠젠은 23승4무 무패를 기록하며 승점 73을 확보,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바이에른 뮌헨은 60점으로 13점이나 뒤진다. 잔여 7경기를 통해 반전하기 어려운 차이다.

아무리 그래도 보통 이 시점에 우승 경쟁을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감독은 거의 없다. 확률이 낮아도 일반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투헬 감독은 우승 경쟁에 뜻이 없음을 공식화했다.

심지어 바이에른 뮌헨은 안방에서 라이벌 도르트문트에 완패했다. 무려 5년4개월여 만에 도르트문트에 홈에서 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 분위기에 투헬 감독은 레버쿠젠에 축하를 보냈다.

투헬 감독은 이번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다. 바이에른 뮌헨은 성적도 내지 못하고 완성도 있는 축구도 구사하지 못하는 투헬 감독을 사실상 경질했다. 투헬 감독 입장에서는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지만, 이 정도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이에른 뮌헨 팬의 힘을 빠지게 한다.

게다가 바이에른 뮌헨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스널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치러야 하는데 이런 식이면 투헬 감독의 리더십은 힘을 받기 어렵다.

투헬 감독은 원래 기행을 일삼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소속팀들에서도 여러 갈등, 싸움 등으로 인해 잡음을 남긴 채 결별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012~2013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무려 11년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에는 타이틀을 레버쿠젠에 내주게 생겼다. 설상가상 투헬 감독의 무책임한 언행으로 인해 더 큰 상처를 받게 됐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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