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마침내 정상에 선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은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7)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1~2차전에서 승리했던 현대건설은 3차전에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은 2010~2011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의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챔프전에서 승자가 되어 우승을 달성한 것은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계속되는 불운과 뒷심 부족에 울었다. 2019~2020, 2021~2022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리그가 중단됐다. 지난시즌에는 1위를 달리다 막판에 힘이 빠져 흥국생명에 1위를 내줬고,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이번엔 달랐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챔프전 1~3차전을 싹쓸이하며 완벽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 후 강 감독은 “오늘 또 5세트를 갔다. 우리도 체력 부담이 있었는데 이겨내 고맙다. 정규리그에서 중간중간에 얻은 1점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낀다. 플레이오프에 갔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일정의 소중함을 느낀다”라며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여러 어려움 끝에 정상에 선 강 감독은 “그동안 운이 안 따랐다. 세 번 만에 해내 의미가 더 크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라며 “선수로서 두 번 해봤다. 감독으로 해봤는데 어렵긴 어렵다. 아예 못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선수들을 잘 만나 우승하게 된 것 같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강 감독은 “시즌 전 연습 경기를 하면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1라운드에 위기가 있었지만 잘 버텼다. 모마가 끝까지 튼튼하게 자리를 지켜줬다. 역할을 잘해줬다”라며 칭찬했다.

강 감독은 2021년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은 뒤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올림픽에서 코치로 일했던 경험이 소중한 것 같다. 우리 구성원도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소통의 대명사’로 꼽힌다. 늘 선수들과 유연하게 대화하고 팀을 이끄는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미지 때문에 화를 못 낸다. 화를 내고 싶을 때가 있다. 어려움이 있다”라며 웃은 뒤 “더 배워야 한다. 아무래도 딸이 있어서 소통에 관해 많이 알려준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수들이 예전 같지 않다. 전에는 개그를 하며 웃어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잘 안 받아준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번시즌 현대건설은 모마와 함께 아시아쿼터로 들어온 위파위가 제 몫을 했다. 강 감독은 “모마는 이미 성공률, 득점력을 보여줬다. 우리는 미들블로커 높이가 있어 신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라면서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도 중요했다. 황민경이 나갔고 고예림은 부상이 있었다. 위파위가 늦게 합류해 어려웠지만 잘하는 선수라 빨리 녹아들었다. 그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 신의 한 수다. 정말 잘 선택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미르, 고민지 등 교체 선수들도 순간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했다. 강 감독은 “그 자리에서 타이밍 맞게 잘해줬다. 중요한 역할이었다.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이라 큰 힘이 됐다”라며 비주전 선수들까지 칭찬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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