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났지만 포항 스틸러스는 여전히 강하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6라운드 경기에서 2-1 승리했다. 후반 50초 만에 레안드로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6분 김인성, 추가시간 정재희의 득점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적지에서 승점 3을 추가한 포항은 13점으로 선두를 탈환했다. 개막 전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초반 순항하고 있다.
결과만으로 포항의 초반을 평가할 수는 없다. 경기력, 내용을 봐야 한다. 팀을 상징하던 사령탑이 떠났지만 포항은 박 감독 체제에서 한 단계 진보한 축구를 구사한다.
포항은 지난해 경기당 평균 464회의 패스를 시도했다. 올해에는 493회로 30회 정도 늘어났다. 그중 공격지역패스가 83회로 지난해 69회보다 눈에 띄게 많아졌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도 148회에서 165회로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했다.
패스 종류도 달라졌다. 숏패스가 239회에서 265회로 늘었다. 대신 롱패스는 40회에서 36회로 줄었다. 패스 횟수는 늘었지만 더 섬세하고 정확하게 이어지는 숏패스만 증가했다.
대전전에서도 포항은 섬세한 플레이를 구사했다. 대전은 수비 상황에서 5백으로 전환해 촘촘한 수비 라인을 구축했는데, 포항은 88.4%의 높은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슛도 14회나 시도하며 효과적으로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특히 김인성이 있는 좌우 측면을 주 공격 루트로 삼아 상대를 위협했다. 경기 내내 라인을 올리고 공격적인 축구를 하며 극적인 승리까지 낚았다.
박 감독은 2018년 중국 연변 사령탑에서 물러난 후 무려 6년 만에 프로팀을 맡아 현장 감각 우려를 샀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으로 일하며 다른 K리그 지도자의 축구를 유심히 관찰하며 자신만의 철학을 정립한 모습이다. 현대 축구가 강조하는 공간 활용, 공수 간격 유지, 템포 등 여러 면에서 세련된 스타일로 성적까지 챙기고 있다.
김인성은 “감독님은 정말 섬세하게 지도하신다. 특히 포지션에 관해 강조하시는데 그대로 하면 확실히 좋은 장면을 만들게 된다. 상대 선수들도 우리 포지션에 관해 얘기를 많이 한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라는 말씀도 많이 하시는데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다. 지난시즌보다 오히려 더 나은 축구를 하는 것 같다. 축구를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생각하는 선수들이 우리 팀에 많다”라고 말했다.
초반 선두 레이스의 변수로 떠올랐지만 박 감독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현실을 인식한다. 그는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시작할 때 다들 포항이 어렵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에서 희생하며 준비했다. 좋은 모습을 볼 것 같다”라며 “우승권이라는 생각은 안 한다. 아직 초반이다. 항상 조심스럽게 갈 생각”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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