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타격이 다가 아니다. 잘 뛰고 수비도 잘한다. 타석에서 모습처럼 주루와 수비 또한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펼친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6)가 멀티히트, 3출루만큼이나 주루와 수비에서도 빛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정후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장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했다. 전날 샌디에이고전에서 3경기 만에 다시 안타를 기록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대가 아웃코스로 승부하는 것을 놓치지 않으며 안타 2개를 만들었고, 볼넷도 하나 골랐다.

시작부터 가벼웠다.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투수 트레버 윌리엄스에게 좌전 안타를 쳤다. 윌리엄스의 아웃 코스 체인지업을 정타로 만들어 내야진을 꿰뚫었다. 3회말 다시 선두 타자로 타석에 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2-2에서 윌리엄스의 아웃 코스 속구를 공략해 2루타를 기록했다.

두 개의 안타와 더불어 주루플레이 또한 뛰어났다. 1회 첫 안타 후 이정후는 상황에 맞는 베이스러닝으로 홈까지 밟았다. 3번 타자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2루타 때 완벽하게 상황을 파악했다. 2루타에 3루까지 진루했고 상대 수비가 릴레이 과정에서 한 번에 공을 포구하지 못하자 홈까지 내달렸다. 끝까지 수비가 진행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득점까지 올린 이정후였다.

두 번째 안타가 2루타가 된 것도 상황에 맞는 베이스러닝에서 나왔다. 단타에 그칠 수 있었던 것을 상대 수비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해 2루까지 뛰었다. 무사 2루를 만들며 리드오프로서 임무를 완수했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특유의 선구안을 뽐냈다. 윌리엄스가 이정후 상대에 부담을 느끼며 스트라이크존에서 공 하나 빠지게 승부했다. 이정후는 볼카운트 1-1부터 내리 볼 3개를 고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마지막 타석인 7회말 데릭 로우 상대로 범타로 물러났지만 이후 호수비를 펼쳤다. 8회초 3루 송구로 1루 주자 아데마로 바르가스를 잡았다. 바르가스가 2루를 지나 3루를 노리는 것을 파악해 정확하고 강한 송구를 뿌렸다.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송구 속도는 시속 91.5마일(147.2㎞)이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바라는 모습이 이날 모두 나왔다. 정확한 콘택트와 선구안. 올바른 주루플레이와 수준 높은 수비까지 5툴 플레이어의 모습을 펼쳐 보인 이정후다.

한편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워싱턴에 1-8로 패했다. 개막을 눈앞에 두고 전격 영입한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샌프란시스코 데뷔전을 치렀다. 스넬은 3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