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코리안 빅리거’가 나란히 클린업트리오에 포진해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김하성(29·샌디에이고)은 4경기 만에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는 8연속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김하성이 특히 빛났다. 그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 밀워키와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시원한 3점 홈런을 뽑아내 6-3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덕분에 샌디에이고도 3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기선제압을 넘어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형 아치를 그렸다.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2·3루에 타석에 선 김하성은 밀워키 선발 웨이드 마일리 2구째 141㎞ 컷 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파울 폴을 때리는 3점 아치를 그렸다. 임팩트 후 파울홈런을 되지 않을까 끝까지 타구를 지켜보더니 볼이 폴에 맞는 순간 당당한 표정으로 베이스러닝을 시작했다. 지난 13일 다저스전에서 홈런을 친 후 나흘 만에 터진 시즌 3호, 빅리그 통산 39번째 홈런이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홈런으로 4-0으로 리드를 잡았다.

살짝 가운데로 몰리기는 했지만, 예리하게 회전하는 공을 히팅 포인트 앞에서 정확히 때려냈다. 배트 스피드, 임팩트 순간 힘을 싣는 동작, 타구가 크게 휘지 않도록 배트를 누르며 헤드를 던지는 고난도 기술로 ‘ML 주축’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증명했다. 몸값 1억달러 플러스 알파가 허황한 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김하성은 2회초 희생번트로 팀 플레이한 김하성은 5회초 1사 1, 3루 기회에서는 고의사구를 얻어냈다. 김하성의 타격 페이스, 존재감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 4-1로 앞선 7회초 무사 만루에 타석에서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게 옥에 티였지만, 팀내 김하성의 입지를 확인한 경기였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2루땅볼로 돌아섰는데, 시즌 타율 0.225로 전날(0.221)보다 소폭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리드오프로 출전하던 이정후는 이날 ‘클린업트리오’ 데뷔전을 소화했다.

최근 타격지표가 상승세여서 답답한 샌프란시스코 득점력을 끌어올리라는 주문이 묻어난 기용. 빅리그 3번타자로 들어선 첫 타석에서는 3구삼진으로 돌아선 그는 3회 우익수 라인드라이브, 5회 중견수 플라이로 각각 돌아섰다. 타구질이나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야수 정면으로 향한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8연속경기 안타행지까지 멈추지는 않았다. 3-6으로 뒤진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마이애미 오른손 불펜 캘빈 포처의 시속 135㎞ 커브를 밀어내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해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기량을 이어갔따. 시즌 타율은 0.257로 전날(0.258)보다 소폭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3-6으로 패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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