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개인사 논란에 휘말린 배우 류준열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코너에 몰려 두들겨 맞는 모양새다. 법적인 책임도 없고, 도의적으로 반성을 표했음에도 비판 여론이 많다.
류준열은 지난 3월부터 국내를 들썩이게 만든 이른바 ‘재밌네 대첩’의 당사자다. 7년 넘게 교제한 혜리와 결별 뒤 한소희와 열애설이 불거지고 ‘환승연애’ 설이 돈 게 화근이다. 혜리와 한소희가 SNS로 맞붙으면서 사건은 점입가경으로 흘러갔다. 결국 한소희와 열애가 공개된지 한달도 안돼 결별했다.
아 과정에서 이른바 ‘그린워싱’(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논란까지 제기됐다. 그린피스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면서 환경 파괴 주범으로 꼽히는 골프장에 캐디로 나서 골프 애호가 면보를 보이고 한 패션 브랜드 행사에서 ‘카프 스킨’ 가방을 든 게 이중적 행태라는 지적이다.
꿋꿋하게 침묵을 지킨 류준열은 사건이 터지고 두 달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지난 10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워낙 큰 사건이었고, 그간 메시지를 최소화했던 류준열의 입에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속 시원히 속마음을 털어놓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류준열은 “그 당시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SNS에 글들이 올라왔다. 하나하나 답변드리기보다는 침묵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비판을 감당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개인사를 자세히 설명하기보단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로 인해 찾아오는 비판은 대중 연예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것이다. 양립 할 수 없는 사안을 선택한 것에 일관된 태도다.
그린워싱에 대해선 “마스터스에 다녀온 뒤 그와 관련된 비판적인 이야기는 잘 읽어봤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반성하고 있다. 데뷔 이래로 고민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발표회는 개인적인 시간이 아니란 점에서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자 인터뷰 때 자세한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발언 이후 취재진 사이에서 류준열의 논란이 ‘더 에이트 쇼’ 홍보에 악영향을 끼쳤는데 제작진과 작품에 사과 한마디 없냐는 질문이 나왔다.
류준열은 다소 당황한 듯 “이전 대답과 다를 건 없을 것 같다. 제작발표회다 보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계속 드리는 게 작품이나 동료 배우들에게 피해가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때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류준열의 답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더 정확하게 상황을 설명했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SNS에 글이 올라왔다”는 게 혜리와 한소희 뒤에 숨는 이미지라는 것이다. 또 골프와 관련해선 일관성이 없는 행동을 했음에도 너무 당당하다는 게 못마땅하다는 지적이다.
그러한 대중의 반응도 이해되지만, 공식 석상에서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한 류준열에게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혜리와 한소희와 인연이 단절되기도 했고, 해당 배우들이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스타라는 점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소희와 열애설이 불거졌을 때도 메시지를 최소화한 것과 일관된다.
그린워싱 논란 역시 가볍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매우 긴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류준열 말처럼 공식 석상에서 나눌 소재로는 부적합할 수 있다. “반성하고 있다”는 발언은 그린워싱 논란에 자신의 태도를 충분히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쉬운 면은 있겠지만 그에게 너무 과도한 해명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각종 커뮤니티에서 류준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법적인 책임이 없기 때문에 이 정도 발언도 충분하다는 입장과 두 여자가 피해를 본 가운데 “너무 비겁하다”는 의견이 맞붙고 있다. 사안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류준열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그린워싱 논란 역시 도의적인 측면의 실망감을 준 것이란 점에서 해명이 충분했다는 반응이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류준열 입장에선 어떤 선택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 말 한 마디도 상당히 조심해야 되는 상황이다. 취재진이 많은 상황에선 쉽게 오해될 수 있어, 매우 정제된 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 답답한 해명을 했다는 입장도 이해되지만, 법적인 문제에 연루된 것도 아닌데 적극적인 해명도 모양새가 이상하다. 왜 모호한 태도였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된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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