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올 여름 극장가에 남성들의 땀 냄새가 짙게 밸 전망이다. 여름 성수기 개봉하는 다섯편의 영화에 여배우 실종 사태가 벌어졌다.

형제애부터 추격전, 코미디 등 소재와 장르는 다양하지만 모두 남성 투톱 영화다. 하정우·여진구 주연 ‘하이재킹’, 이성민·이희준 주연 ‘핸섬가이즈’, 구교환·이제훈 주연 ‘탈주’를 비롯해 故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탈출’과 ‘행복의 나라’가 올 여름 관객과 만날 전망이다.

하정우와 여진구가 앞장 선다. 두 사람은 6월 21일 개봉하는 ‘하이재킹’에서 맞붙는다. 1971년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하정우는 공중 납치된 여객기에서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군 출신 부기장을, 여진구는 여객기를 점거해 월북하려는 납치범을 연기한다.

이어 26일에는 이성민과 이희준이 호흡을 맞춘 ‘핸섬가이즈’가 개봉한다. 두 남자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앞서 이희준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영화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해 1000만 흥행에 성공한 ‘서울의 봄’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을 맡았다.

다양한 공식석상에서 “구교환과 연기해보고 싶다”고 밝힌 이제훈의 염원이 이뤄진 작품이 ‘탈주’다. ‘삼진그룹영어토익반’(2020)의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탈주’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추격전을 그린다. 예고편 공개 후 박진감 넘치는 추격신 덕분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으나 주인공 이선균의 사망으로 개봉이 미뤄진 두 영화가 올 여름 베일을 벗는다. 이선균과 주지훈이 나온 ‘탈출: PROJECT SILENCE’(이하 ‘탈출’)와 이선균과 조정석이 출연한 ‘행복의 나라’다. 이선균은 대통령 보좌관과 대통령을 암살한 군인으로 나선다.

7월 개봉을 예고한 ‘탈출’은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세계무대에 먼저 공개됐다. 이선균과 주지훈은 각각 대교 위에 함께 고립된 대통령 보좌관과 레커차 기사를 연기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암살당한 10·26 사건을 다룬다.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군인과 그를 변호하는 변호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은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의 중심에 선 강직한 군인을 맡았으며, 조정석은 그를 살리려고 전력투구하는 변호사를 연기했다.

전도연이 주연을 맡은 ‘리볼버’가 여름 개봉설이 돌고 있지만, 이번 여름은 남성 중심 영화로 라인업이 구성됐다. 배우 공승연과 채수빈이 각각 ‘핸섬가이즈’와 ‘하이재킹’에 출연하지만, 이름값 높은 남자 배우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여름 시장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 영화가 많았다. 올해도 여름 선호도가 높은 액션이나 재난 장르 영화들이 다수 포진한 것이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공승연과 채수빈 등 여배우들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나, 마케팅 초기단계라서 인지도가 더 높은 배우 중심으로 영화의 인상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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