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정말 모르겠네요.”

만만한 팀이 없다. 결과가 그렇다. 1위도 꼴찌에 3연전 스윕패를 당한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직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3연전이 그랬다. 3연전 이전에는 순위표 최상단에 KIA가, 최하단에 롯데가 있었다.

그런데 롯데가 3연전을 싹쓸이하는 반전을 일으켰다. 27일 현재 1위 KIA는 31승1무20패 승률 0.608. 최하위 키움은 20승30패 승률 4할이다. 1위와 10위의 승률 차이가 약 2할이다.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은 시점. 그래도 모든 팀이 5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이렇게 촘촘하게 순위표가 형성된 것은 이례적이다.

보통 팀당 50경기 정도 소화하면 상위권과 하위권, 우승을 노리는 팀과 5강을 바라보는 팀이 나온다. 지난해 6월7일 모든 팀이 50경기 이상 소화했고, 1위 SSG는 승률 0.654, 10위 한화는 승률 0.380이었다. 1위 자리를 놓고 SSG와 LG가 경쟁했고, 와일드카드에서 격돌하는 4위와 5위를 두고 NC 두산 KIA가 물고 물리는 구도였다.

물론 시즌은 마라톤이다. KT가 그랬던 것처럼 판도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지난해 KT는 6월1일부터 정규시즌 종료까지 승패 마진 플러스 30을 찍었다. 최하위로 6월을 맞이했는데 결승점은 두 번째로 통과했다. 정규시즌 우승팀 LG와 한국시리즈까지 치렀다.

올시즌은 훨씬 흥미롭다. 모두가 1위 혹은 포스트시즌을 바라볼 수 있는 판도다. 상위권은 매일 순위가 바뀐다. 정규시즌 우승팀은 물론 포스트시즌 대진표도 알 수 없는 초접전 흐름이다. NC 강인권 감독은 “올해는 정말 모르겠다. 예상이 쉽지 않다. 모든 팀이 상승세를 탔다가 금방 침체기에 들어간다. 예단하기 어려운 시즌”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모든 팀이 변수를 안고 있다. 공통 변수는 외국인 투수.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 투수의 부진 혹은 부상이 빈번하다.

KIA는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윌 크로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두산도 지난달 21일 이후 부상으로 이탈했던 라울 알칸타라가 이제야 돌아왔다. 삼성은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가 나란히 기복을 보인다. LG는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가 평균자책점 부문 최하위에 자리했다. NC도 대니얼 카스타노가 옆구리 이상으로 휴식을 취하다 복귀했다.

SSG는 일찍이 평균자책점 12.71로 고전했던 로버트 더거를 방출했다. 그런데 로에니스 엘리아스 또한 왼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치료 기간 6주 이상 진단을 받았다. KT는 웨스 벤자민이 지난 12일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 한화는 리카르도 산체스가 왼쪽 팔꿈치 이상으로 엔트리에 없고 3년째 동행한 펠릭스 페냐를 방출했다. 롯데는 애런 윌커슨이 4월에 부진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다. 외국인 투수를 두고 부정적인 이슈가 없는 팀은 키움뿐이다.

즉 순위표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 또한 외국인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5팀이 이상이 외국인 선수 시장을 바라보는 가운데 교체 카드가 적중해 선발진 안정화를 이루는 팀이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지난해 KT가 윌리엄 쿠에바스 복귀로 막강 로테이션을 구축해 반등했던 모습이 재현될 확률은 충분하다.

그야말로 모두가 우승 혹은 가을 야구 꿈을 꿀 수 있다. ‘꿈의 시즌’이 만들어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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