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5년 만에 파업vs연휴…이달 임원 6명 총 1만5490주 매입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는 예고한 대로 지난 7일 첫 연가 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징검다리 연휴로 이미 휴가를 낸 직원들이 많아 생산이나 경영활동에는 차질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 조합원은 약 2만8000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규모다. 투쟁에 참여한 인원과 휴가원을 낸 직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동안 파업을 예고했지만, 노조가 실제로 행동 개시한 건 창립 55년 만에 처음이다.

전삼노는 지난달 29일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들에게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파업에 나선 날은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였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공동연차데이임. 샌드위치로 쉬는 사람 많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편에서는 “일부러 이날로 정해 참여율을 높이려는 것은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파업 아니다. 그날 원래부터 인사에서 연차 권유하는 날”이라면서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 등의 반박 글도 등장했다.

다행히 이날 원래 휴가를 계획한 직원이 많아 임직원 간 마찰도, 생산라인에 문제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투쟁은 벌이지만, 회사 경영과 노사관계는 지켰다는 반응도 있다.

이번 파업 후 삼성전자 주가는 2000원 가량 소폭 떨어져 7만7300원으로 마감했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 임원들은 회사 주식을 사들여 주가 부양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원 6명이 최근 자사주 총 1만5490주를 매수했다. 금액으로는 11억4908억 원에 달한다.

지난 3일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이 보통주 5500주를 주당 7만3700원에 매수했다. 매수금액은 총 4억535만 원이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보통주 5000주를 총 3억6750만 원에 사들였다. 정재욱 삼성리서치 글로벌 AI센터 부사장도 1330주(9948만 원)를 매입했다.

5일에는 김동욱 재경팀장·부사장이 2000주(1억5180만 원)를, 5일과 7일 윤주한 재경팀 부사장이 총 660주(4975만 원)를, 7일에는 박순철 지원팀장·부사장이 100주(7520만 원)을 매수했다.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에 대해 다소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다. 특히 회사 안살림을 도맡아 하는, 누구보다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임원들의 직접적인 행동이라 업계에서는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로 분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직접 고객사 확보를 위해 2주간 미국 출장길에 올라 동부부터 서부까지 긴 일정을 소화중이다. 이 회장은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을 만나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인 AMD를 방문할 예정이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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