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삼성이 역대 최초 기록을 또 썼다. 통산 1400세이브를 달성했다. ‘한 명’의 지분이 무시무시하다. 오승환이다. 프로 20년차.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여전히 ‘끝판왕’이다.

삼성은 KBO리그 원년 팀이다. 1982년부터 현재까지 연고지와 팀명이 바뀌지 않은 ‘유이한’ 팀이다. 리그 시작부터 강팀으로 군림했다. 덕분에 투타에서 쌓은 기록도 많다. ‘역대 최초 기록’을 말할 때 삼성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11일 대구 LG전에서 또 다른 기록을 썼다. 세이브다. 역대 최초로 팀 1400세이브를 일궜다. 여러 부수가 팀 승리를 1400번 지켰다는 의미다.

딱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오승환이다. 실제로 11일 세이브 투수도 오승환이다. 시즌 19세이브째 따냈다. 리그 세이브 1위다. 시즌 10세이브 이상 올린 투수 6명 가운데 평균자책점도 가장 낮다. 1.78이다. 42세 시즌에도 여전히 마무리 투수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누적 기록을 보며 더 놀랍다. 통산 419세이브를 거뒀다. 일본-미국을 거치며 6년 동안 자리를 비웠다. 그래도 압도적인 세이브 1위다. 오승환을 제외하면 300세이브 투수도 없다. 2위가 KIA 손승락 퓨처스 감독인데 271세이브다.

삼성이 쌓은 1400세이브 가운데 오승환의 지분이 29.93%다. 거의 30%를 오승환 홀로 책임졌다. 지난 2005년 삼성에 입단했다. 올해 프로 20년차다. 시즌 47세이브로 아시아 신기록을 쓴 바 있다. 2006년과 2011년 두 번이나 작성했다.

30세이브 이상 8회, 40세이브 이상 4회다. 2021년에는 44세이브로 역대 최고령 세이브왕 타이틀도 품었다. 지난해 살짝 부침도 있었다. 잠시 마무리 투수 자리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선발로 나선 경기도 있다.

지난해 5월3일 대구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부진 끝에 나온 고육책에 가까웠다. “길게 던지면서 감을 찾게 하자”는 코치진의 뜻이 반영됐다. 통했다. 지난해 후반기는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을 찍었다. 그리고 올시즌 질주하고 있다.

삼성 세이브의 역사는 곧 오승환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팀 역대 기록의 30%를 홀로 책임진 선수가 또 있을까. 심지어 현재진행형이다.

오승환은 11일 세이브 달성 후 “나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 팀 성적도 그렇고, 개인 성적도 좋다 보니까 바뀐 것이 있는지 많이 물어본다. 몸 상태가 더 좋아진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과 경쟁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다 같이 운동장에서 유니폼 입고 뛰는 선수다. 내게 최고령 타이틀이 많이 붙는다. 나는 그냥 경쟁자라 생각하고, 똑같이 하고 있다. 하던 대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시즌 김재윤-임창민이 오면서 마무리 투수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의 뒷문은 오승환이 지킨다. 끝판왕은 20년이 흘러도 여전히 끝판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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