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영화 ‘범죄도시4’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어 관객의 발길이 끊긴 극장가에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가 구세주로 나섰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은 주인공 라일리의 여러 감정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이다. 어린이들 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어른이들’에게도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497만 관객을 동원했다.

9년이란 세월이 흐른 ‘인사이드 아웃2’는 사춘기를 맞은 주인공 라일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감정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존 감정인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에 더불어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추가된다. 불안과 시시때때로 충돌하다 끝내 라일리의 마음에서 쫓겨난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이 다시 마음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2’는 지난 15일 하루 동안 77만7089명을 동원하며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외화 중 최단기간 100만 돌파 기록(9일)을 가지고 있던 ‘웡카’에 비해 5일 빠른 속도다.

아울러 전작 ‘인사이드 아웃’이 100만 관객을 돌파한 7일, 국내 픽사 최고 흥행작 ‘엘리멘탈’(2023)이 100만 관객을 돌파한 11일보다 빠르다. CGV 에그지수가 97%, 메가박스 실관람 평점이 9.3점으로 매우 높은 수치를 얻고 있어 흥행 바람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입소문에 힘입어 부진하던 5~6월 극장가를 견인할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라일리를 통해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뒤집어 꺼낸 듯한 상상력이 ‘인사이드아웃2’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위기를 겪고 감동으로 나아가는 구조는 그대로지만 새로운 감정의 등장으로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신선한 요소도 커졌다는 평이다.

반면 한국 영화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세휘 감독의 뛰어난 감각이 돋보이는 ‘그녀가 죽었다’만 118만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130만)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박보검과 수지 주연의 ‘원더랜드’, 박주현이 원톱 주인공으로 나선 ‘드라이브’도 기대만큼은 관객을 끌어모으지 못했다.

‘원더랜드’는 탕웨이, 박보검, 수지를 비롯해 최우식, 정유미, 공유 등 스타캐스팅으로 이목이 집중됐지만 요즘 트렌드하고는 맞지 않는 다소 느린 템포란 점에서 관객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드라이브’는 패닉룸 스릴러를 확장한 장르로 높은 완성도를 보였으나, 다른 영화보단 관심이 덜한 탓에 많은 스크린 점유에 실패했다.

‘인사이드 아웃’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영화는 ‘핸섬가이즈’, ‘하이재킹’, ‘탈주’가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극대화한 ‘핸섬가이즈’와 1971년 하이재킹 사건을 재현한 ‘하이재킹’, 연기파 배우 구교환과 이제훈이 나선 ‘탈주’가 위기의 한국 영화를 구출할지 주목된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허리급 영화가 부재한 점 때문에 여전히 영화계는 힘든 실정이다. ‘범죄도시4’ 이후에 흥행작이 없어 근심이 컸다. 다행히 ‘인사이드 아웃2’가 관객을 모으고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한국 영화가 개봉을 이어갈 예정인데, 모든 영화가 관객의 선택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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