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스윙 스피드·공 궤적 일정해져”

[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속구였어요.”

최고 시속 148㎞ 속구. 지난해보다 시속 3㎞ 이상 늘어난 구속에 투수 황동하(22·KIA)는 자신의 공에 자신감이 생겼다.

“타자들이 (제 속구에) 타이밍 못 맞추는 걸 보고 계속 자신 있게 들어갔다”는 황동하는 속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위닝샷’으로 슬라이더를 던져 상대 타선을 상대해갔다. 황동하의 올시즌 성적은 3승3패, 평균자책점 4.31이다. 대체선발로 시작해 5선발 자리를 꿰찬 선수치고 준수하다.

그러나 단순히 구속이 늘어 호투하고 있는 건 아니다. 공 궤적이 일정해진 것이 가장 주효했다.

KIA 정재훈 투수코치는 20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황동하가 미국 드라이브라인을 다녀온 뒤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그러다 보니 속구, 슬라이더, 스플리터 구속도 상승했다”고 했다.

그러나 정 코치가 꼽은 황동하의 성장세는 바로 ‘제구’. 정 코치는 “공이 날아가는 궤적 자체가 크게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볼과 스트라이크 궤적이 너무 크게 차이가 나서 타자들이 속지 않았는데, 현재는 볼이 스트라이크처럼 들어오다가 살짝 빠진다는 것이다. 정 코치는 “이 덕분에 (황)동하가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속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서로 달랐던 ‘팔 스윙’ 속도도 일정하게 고쳤다. 정 코치는 “(황)동하가 속구를 던질 때 팔 스윙 스피드가 변화구를 던질 때보다 더 빨라서 상대 타자들이 미리 알았다. 그런데 그게 많이 잡혔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의 헛스윙률도 높아졌고 경기가 잘 풀리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한 팔 스윙 속도와 함께 공 궤적이 스트라이크 궤적으로 들어오니 타자들이 계속해서 황동하의 공에 반응을 한다. 덕분에 카운트를 잡는 것도 쉬워지고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황동하의 자신감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황동하는 올시즌을 앞두고 스위퍼처럼 슬라이더 각을 키웠으나 이를 다시 좁힌 것도 신의 한 수였다. 정 코치는 “각을 키웠는데 본인에게 잘 안 맞더라. 그래서 조정을 통해 슬라이더 각도를 좁히고 스플리터 연마를 했다. 그랬더니 동하가 훨씬 던지기 편해하더라”고 말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가 상대 타자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면서 효과적인 투구를 해줬다”며 “기복 없는 투구를 해주는 부분이 감독으로서 만족스럽다”고 흡족해했다.

황동하 역시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야수인 (최)원준이 형, (박)찬호 형에게 타자를 상대하는 법,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을 종종 묻곤 한다. 나 역시도 점점 야구에 대한 시야가 트니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현재 내가 잡은 선발 자리를 계속 꾸준히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활약을 바탕으로 KIA는 지난 18일 “황동하가 지난 5월 5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26이닝 동안 삼진 17개를 솎아내며 평균자책점 3.81로 2승을 기록했다”며 금호타이어에서 시상하는 5월 월간 최우수선수(MVP) 선정 소식을 알렸다. 상금 100만원과 함께였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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