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부친이자 SON축구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손웅정 감독이 자신을 고소한 학부모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8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손 감독을 고소한 학부모 A씨는 지난 4월 손 감독을 대리하는 변호사를 만나 최소 5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A씨는 변호사에게 “저도 변호사랑 얘기하지 않냐”라며 “‘20억(원)이든 불러요. 최소 5억 밑으로는 하지 마세요’ 했다. 진짜다. 세상에 안 알리고 좋게 합의한다고 하면 지금은 돈뿐이지 않나. 조금 받고 할 생각이 없고 5억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A씨는 “손웅정 감독님하고 손흥윤(형)하고 다 껴 있는 건데, 합의하려면 돈이 중요한데, 이미지 실추랑 생각하면 5억 가치도 안 되냐”며 합의금을 설정한 배경을 얘기했다.

녹취록만 보면 A씨가 손 감독, 그리고 손흥민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이용해 과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녹취록이 공개된 후 A씨의 변호인은 “마치 본인은 잘못이 없는데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2차 가해”라며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를 합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피해자 측에서는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얘기한 것일 뿐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관한 얘기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손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코치 2명은 지난 3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 현재 사건은 검찰로 송치되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A씨 아들은 인천 동부해바라기센터를 통해 손 감독 부자를 포함해 코치진이 아카데미 소속 유소년 선수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폭언과 욕설·폭행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체벌로 전치 2주의 상처도 입었다고 주장했다.

고소당한 일이 알려진 후 손 감독은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거친 표현과 체력 훈련 중 이뤄진 체벌(엎드려뻗쳐 상태에서 플라스틱 코너플래그로 허벅지 1회 가격)에 관하여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 다른 부분이 많기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마음의 상처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결국 진흙탕 싸움이 되는 분위기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손흥민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손 감독은 손흥민이 어린 시절 직접 지도하며 성공으로 이끈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책을 써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웬만한 연예인, 아이돌 이상의 인기를 구가한다.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어떠한 결론이 나와도 손흥민은 상처받게 된다. 가족 때문에 손흥민까지 피해를 보는 분위기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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