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이진숙 전 대전 MBC사장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진 사퇴한 지 이틀 만에 윤석열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만큼 여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공석인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전임 방통위원장 두 분이 단 세 달, 여섯 달 만에 직에서 물러난 것을 목도하고 그 후임으로 지명됐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동관, 김홍일 전 위원장의 자진 사퇴에 대해 “두 분은 업무수행에 있어 어떤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방송과 통신을 담당하는 기관의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난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왜 이런 정치적인 탄핵 사태가 벌어졌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린다. 탄핵을 한 정당에서는 현 정부의 방송 장악을 막기 위해서 탄핵을 발의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러한가”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자는 ‘바이든 날리면’, ‘청담동 술자리’ 보도, ‘김만배·신학림’ 보도 등을 언급하면서 “모두 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나온 기사들로 가짜 허위보도들”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날리면’ 보도의 경우 “최소한의 보도 준칙도 무시한 보도라고 할 수 있다. 음성이 100% 정확히 들리지 않으면 보도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또한 ‘청담동 술자리’ 보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카더라’ 통신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확산했다”고 했으며 ‘김만배·신학림 윤석열 검사가 커피 타주더라’ 보도에는 “1억 6000만원의 책값을 받은 전직 기자가 돈을 받고 가짜 기사를 써줬다고 볼 수밖에 없는 보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자는 “정부가 방송장악을 했다면 이런 보도가 가능했겠나”며 “그런데도 특정 진영, 특정 정당에선 이 정부가 언론장악, 방송장악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야당의 주장에 반박했다.

또한 공영방송에 대해서는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며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 공영방송, 공영언론이 노동권력과 노동단체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특히 공영방송, 공영언론의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 조직원이라며 “정치권력, 산업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그 공영방송들이 노동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 이사들의 임기가 끝나면 새 이사를 선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그를 향한 여론은 좋지 않다. 누리꾼들은 이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방송을 진짜 흉기로 만들려나”라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바이든 날리면’ 보도가 허위 보도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전국민 청력 퇴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공직에 가는 건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지난 2003년 이라크전쟁 현장을 취재한 국내 첫 여성 종군기자로 유명세를 탔다. MBC 워싱턴지사장, 보도본부장을 지냈으며 2019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정계에 입문했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