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선처는 없다. 정의구현을 통해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 바란다.”
댄서 팝핀현준은 최근 자신의 불륜설을 퍼뜨린 유튜버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팝핀현준처럼 연예계는 지난 수년간 ‘사이버렉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최근 1000만 유튜버 쯔양 사태로 연예인에 관한 허위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해 돈을 버는 이들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사망한 기자 출신 유튜버 고 김용호다. 김용호는 가수 김건모, 배우 한예슬, 방송인 박수홍에 대한 허위사실을 폭로해 구설에 올랐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을 당했다. 그는 사망 전 복수의 연예인을 상대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부정적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뒤 이를 덮어주며 금전적 대가를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도 했다.
이는 쯔양 사태와 유사하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구제역 등 ‘사이버렉카’들이 쯔양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고 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폭로한 바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한예슬, 박수홍처럼 외부에 알려진 사건 외에 여타 연예인들도 부정적인 이슈를 퍼뜨릴 것처럼 언급한 뒤 금품을 요구하곤 했다”고 귀띔했다. 파급력이 큰 유튜버가 언급하는 것만으로 대중은 이슈를 사실로 믿기 때문에 연예인 입장에서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참다못한 연예기획사들은 강경대응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지난해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는 미국 법원으로부터 소속 가수 아이브 멤버 장원영에 대한 악성 루머를 퍼트린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에 대한 신원공개 명령을 받아냈다. K팝 아티스트 기획사 최초다.
유튜브가 미국 플랫폼이기 때문에 구글에서 신상 정보 제공 협조를 받을 수 없어 국내에서 법적 처벌이 어렵다는 그동안의 인식에서 한걸음 나아간 셈이다. 스타쉽은 이 정보를 토대로 탈덕수용소에게 소송을 제기, 올해 1월 승소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세븐틴, 르세라핌 등의 아티스트가 소속된 하이브도 탈덕수용소를 비롯, 유튜버 중학교 7학년과 숏차장, 이슈피드, X(옛 트위터)의 길티 아카이브 등을 고소했다. 이에 숏차장은 사과문을 게재했고 이슈피드는 지난 달 채널을 폐쇄했다.
이외에도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역시 지난 4월 미국 법원에 악성 게시글을 유포한 유튜버 사용자의 신원을 공개하도록 구글에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제는 고소 뒤 처벌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탈덕수용소는 항소장을 제출하고 소송 결과에 대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탈덕수용소의 변호인은 문제의 영상들에 대해 “공익적 목적에 의한 것이었으며 내용이 허위사실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처벌 수위가 어느 정도 될지도 미지수다.
활동 기간이 짧은 10대 아이돌 스타들은 악성 유튜버들이 제때 처벌받지 않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역시 지난 11일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 “쯔양을 협박하고 갈취했다는 유튜버들이 언급되고 있다”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유튜버들에 대한 대책이 방심위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해 향후 대책이 나올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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