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장이 역사를 바꾼다. 트럼프 총격 사진도 훗날 그렇게 남을 듯하다. 게다가 이번엔 두 장의 사진이 큰 화제다. 조작설과 음모론까지 대두될 정도다.

우선 첫번째 사진. 총격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면서도 단호하게 관중을 향해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이다. 위급한 상황에서 강인한 모습이 부각되며 대권 청신호를 밝힌 장면이다.

완벽한 구도가 눈에 띈다. 사진을 보면, 한쪽엔 경호원들이 트럼프를 에워싸며 연단 아래로 이끈다. 반대쪽엔 성조기가 펄럭인다. 그리고 사진 한가운데 선 주인공은 주먹을 치켜들며 “싸워라”를 외친다. 미 대선 판도를 뒤흔들 세기의 사진임에 틀림없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또는 외젠 틀라이크루아가 그린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1830년)’을 떠올린다. 이 작품은 프랑스 7월 혁명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오늘날까지 자유의 상징 및 사회정의 실현을 대표한다.

이번 트럼프 총격후 사진은 그에 비견할 만큼 구성이 완벽하다. 일각에 연출사진이라고 조작과 음모론을 거론하는 이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이후 “싸워라”를 외치는 장면에 대해 직전 언급했는데, 그는 “많은 사람이 그동안 본 것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사진이라고 한다. 보통 상징적인 사진을 가지려면 죽어야 한다. 사람이 내가 여기 살아 있는 걸 신의 가호 덕분이라고도 한다”라고 라고 밝혔다.

이어 손을 번쩍 든 이유에 대해선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은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사진이 있다. 조작설과 음모론, 심지어 자작극이라는 의심을 지워버리게 만드는 사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속 더그 밀스 기자는 트럼프의 오른쪽 귀를 관통하고 지나가는 총알의 궤적을 포착했다. 당시 밀스는 소니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 8000분의 1초의 셔터 속도로 촬영했다.

이는 빠른 움직임을 잡아내는 스포츠사진의 셔터속도 이상의 세팅이다. 투수의 손가락에서 공이 출발하는 사진, 또는 타자의 방망이에 공이 찌그러지는 장면을 선명하게 찍을 때 1/3000 정도로 찍는데 그 이상의 셔터속도다.

FBI 전직 요원 마이클 해리건은 “총격범이 AR-15 소총을 쐈다면 그들이 사용하는 0.223인치(5.66㎜) 총알은 초당 약 3200피트(975.36m)의 속도로 이동한다. 카메라 셔터 속도가 1/8000분이라면 셔터가 열려 있는 동안 총알은 약 10분의 4피트(12.2㎝)를 이동할 수 있다. 총알이 날아온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도 포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장의 사진기자는 연속사진을 찍는 경우가 있는데, 운 좋게 한장의 사진에 총알의 궤적이 찍힌 것. 밀스도 노트북에서 연속 사진을 보다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사진으로 인해 자작극은 사그러들었다. 타깃의 귀만 노려 총을 쏘는 것 또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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