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4’가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예고하면서 영화계가 시끄럽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슈퍼배드4’는 개봉 직전 주말인 20~21일 이틀간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에서 유료 시사회를 연다. 유료 시사회 총 규모는 약 4~50만석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슈퍼배드4’ 관계자는 “국내 개봉이 해외보다 약 한 달 가까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빨리 보고 싶다는 팬들 요청이 있었다. 이에 배급사에서 극장들과 협의해 유료 시사회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영화계는 영화 ‘하이재킹’, ‘핸섬가이즈’, ‘탈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등 한국 영화가 즐비한 가운데 ‘슈퍼배드4’의 대규모 유료시사회는 약속을 어긴 ‘변칙개봉’이라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한국영화 죽이기’라는 강한 키워드로 영화관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지난 15일 공문을 통해 “‘슈퍼배드4’ 개봉 전 유료 시사회에 대하여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관례를 넘어 전국 모든 개봉관과 전회차에 이르는 유료 시사회는 영화 산업의 공정경쟁환경을 저해하고 타 개봉작들의 상영 기회를 축소, 박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대규모 유료 시사회가 있었지만, 이런 식의 밀어주기는 본 적이 없다. 지나치게 많은 상영관을 확보한 것”이라며 “아직 손익분기점을 못 넘긴 영화들이 많은데, 이런 변칙 개봉은 생태계를 교란할 뿐 아니라 공정한 경쟁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대로 영화관 측은 2~3주가량 충분한 상영 기회를 받은 한국영화의 좌석점유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면서 유연성 있게 스크린을 활용한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한국영화 세 편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회복세를 보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주 판매율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개봉작도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하나 뿐”이라며 “한국영화는 최근 충분한 기회를 받았다. ‘한국영화 죽이기’라는 비판은 가혹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부산행’(2016)을 비롯해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 ‘테넷’(2020),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2023), ‘범죄도시2’(2022), ‘범죄도시3’(2023) 등이 개봉 전 크고 작은 유료시사회를 개최했다.
관심이 높은 영화를 조금 빨리 공개하면서 관객의 유입을 늘리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범죄도시3’의 경우 개봉 전 약 48만 관객을 미리 확보했으나, 당시 영화가 특별히 없단 이유로 큰 논란 없이 지나갔다.
또 다른 영화관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영화관은 아직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영화들이 충분히 선전하고 있었다면 무리하게 시사회를 개최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영화에서도 대규모 유료 시사회는 있었다. 한국영화가 유료 시사회를 할 땐 잠잠하다가, 외화가 하면 들끓는다. 이율배반적인 행태가 있다”이라고 밝혔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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