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의원들 최고 징계 수위 제명 요구

-잘못 축소 시도 등 자중하며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 없어... 자진사퇴 해야

〔스포츠서울│안양=좌승훈기자〕식당서 동료의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고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려 물의를 일으킨 A의원에 대해 안양시의회가 징계절차에 들어갔다.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16일 A의원에 대한 징계요구 내용을 확인하고 심사요구 의원와 심사대상 의원의 출석요구 등 의사일정을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리위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심사요구 의원인 B와C 두명의 의원을 출석시켜 심문 및 발언을 듣는다.

이어 25일 같은시간 심사대상 A의원을 출석시켜 역시 심문 및 발언과 해명 절차를 거친 후 법조계와 시민단체 관계자 7명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소집의 건을 의결한다.

이후 소집된 자문위는 A의원에 대한 징계 범위를 논의하고 의견이 모아진 징계요구안을 윤리위에 제출한다. 이와 같은 징계 절차를 거친 윤리위는 다음 달 14일 자문위가 내놓은 요구안을 심사해 징계범위를 정하고 본의회에 상정한다.

현재 정해진 의원 비위에 대한 윤리위 징계기준을 보면 ‘제명, 경고, 공개사과, 출석정지’가 있다. 스포츠서울의 취재를 종합하면 심사요구 B와C 의원을 비롯해 대다수의 의원들은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지방의회법상 제명은 재적 의원 3/2의 찬성이 있어야만 가결된다. 안양시의회 재적 의원은 20명으로 14명이 찬성해야 제명이 이뤄진다.

그런데 심사대상과 요구 의원 3명은 이해충돌(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로 결정권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을 제외한 17명이 윤리위가 제명을 결정하고 본회의에 상정하면 최종 결정한다.

앞서 스포츠서울은 A의원과 같은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리위에 제출한 사건개요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사건을 살펴보면 지난 1일 평촌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식당에서 제9대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국힘 모임이 있었다.

이날 A의원은 약속 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했고, 약 20분 동안 식사와 함께 술을 마셨다.

이 자리서는 후반기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등 의정활동에 대한 의원들간 건전한 대화가 오고 갔고, 의원실 배정 과 관련 의원 한 명씩 의원실 사용 요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때 A의원이 갑자기 일어나 자신도 한마디 하겠다며 “옛날엔 어떻게 하였고, 지금까지 관례는 어떻게 하였고~~” 등의 발언을 시작했다.

이에 H의원이 “너무 관례에 얽매이지 말고 현실에 맞게 관례를 깨보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자 A의원은 갑자기 H의원을 향해 “싸가지 없는 X끼, 싸가지 없는 XX끼”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 상황에서 H의원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대처했다.

사건은 여기서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이후 A의원은1~2분 정도 여러 의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이유도 모르게 뚝배기를 바닥에 던졌다. 그 조각이 벽에 부딪치며 B의원의 정수리를 가격했고 두피가 찢어지고 피멍이 드는 상해를 입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여성 C의원이 “A의원, 그만해!”라고 말렸고, 그러는 C의원을 향해 A의원은 “누님도 그러는 것 아냐”라며 손으로 C의원의 목을 두번 내려쳤다. 이에 C의원이 “뭐하는 짓이냐”고 화를 내자, A의원은 더욱 흥분해 C의원을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하는가 하면 , 의자를 던지고 식탁을 차며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난동을 일으킨 후 A의원은 도망치듯 현장을 벗어났고, 남은 의원들은 현장을 수습하며 망가진 집기류를 포함해 계산을 마쳤다. 경찰은 근처까지 왔으나 현장에는 오지 않았다고 당시 A의원과 같이 있었던 국힘 동료의원 7명이 윤리위에 제출한 사건의 전말이다.

국힘은 이와 관련 의원총회를 열고 A의원에 대한 탈당과 윤리위 회부를 결정했고 A의원을 사건 발생 10일 만인 지난 11일 탈당했다.

A의원은 탈당과 함께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지난 1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의원 간의 의견 충돌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시민 여러분과 안양시 공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방 배정으로 의원들 간의 의견 충돌이 사건의 원인이었고, 술자리에서 가벼운 몸싸움은 일어났지만, 주먹질을 하거나 뚝배기를 던진 사실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B의원이 머리를 다친 건 바닥에 던진 뚝배기 때문이 아니라, 의자로 책상을 내리치는 과정에서 식탁에 있는 집기가 날아가 다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안양시민 D씨는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기가 무색케하는 언론 보도를 보니 A의원이 자신의 잘못을 축소한답시고 ‘뚝배기를 던진 사실은 없다’고 했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격이라며 자중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다”면서 “”윤리위 징계 결정 이전에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는게 맞다“고 비난했다.

hoonj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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