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후보 피격 사태 후 당선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국내외 경제적 시선에서도 이를 높게 반영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약 4개월 앞둔 시점, 이번 피격 사태로 공화당 지지율 상승, 트럼프의 입지 강화가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을 염두에 둔 경제적 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피격 당시 성조기를 배경으로 오른쪽 귀와 얼굴에 피를 묻힌 채 주먹을 들어 올리던 트럼프의 모습은 고령,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대비되면서 압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상은 트럼프가 당했지만 치명상은 바이든이 입었다는 반응이다.

판세가 트럼프의 당선으로 기울면서 국내 주요 방위산업체 주가도 급등 중이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거듭 강조하는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에 우호적인 바이든과 달리 자국 방위산업에 치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증권가, 투자자들은 트럼프 집권 당시를 되돌아보며 미국 국방비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 중이며 국내 방산 수출 확대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 ‘트럼프 수혜주’ 연일 급등

17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방산주는 12일 이후 연일 빨간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5500원 오른 27만5000원에 마감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로템도 연일 상승 랠리다. 현대로템은 이날 전일대비 150원 오른 4만3550원에 장을 마쳤다. LIG넥스원은 상승을 지속하다 전 거래일 대비 1500원 내린 23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외에도 국내 주요 방산 관련주 주가가 소폭 상승 중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국내 증시는 주말 간 급등한 트럼프 후보 당선확률에 따른 쏠림이 나타났다”며 “전쟁 종료 기대감 속 재건(건설)테마와 방위비 증가 우려로 방산 테마 강세 나타났으며 금리 상승으로 원화 환율 약세되는 등 트럼프 프라이싱 반영되며 마감됐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 피해주 약세도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책과 관련이 없는 업종인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는 바이든 기후 정책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미 증시에서 인베스코솔라ETF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친환경 정책에 치중했던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는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중이다. 그는 대통령 재임 당시 파리기후협약 탈퇴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다만 대선 후보 암살 시도에도 여론 조사상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 구도는 여전히 팽팽한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수혜주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진단된다.

◇ 미국민 80% “나라, 통제불능으로”…“트럼프 43%·바이든 41%”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이터와 입소스가 15∼16일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은 43%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41%보다 2%포인트 앞섰다.

지지율 격차는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3%포인트) 내에 있었다.

로이터는 트럼프의 암살 시도가 유권자 정서에 큰 변화를 촉발하지는 않았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선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문제는 정치적 폭력에 대한 미국 국민의 걱정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유권자 992명을 포함한 전국의 성인 유권자 12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80%는 “국가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통제 불능을 우려하는 비율은 민주당, 공화당 당원 그룹에서 비슷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13일 있었던 ‘트럼프 암살 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84%는 대선 이후 극단주의자들이 폭력 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답했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74%가 이같은 우려를 표했다.

미국에서 정치적 폭력에 대한 두려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증 절차를 저지하려고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1·6 의회 폭동’ 이후 심해졌다.

폭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폭력을 용납하겠다는 비율은 낮았다.

‘자신이 속한 정당의 누군가가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용인될 수 있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조사에서의 응답률 12%보다 낮아진 것이다.

‘정치적 신념으로 인한 공동체에 대한 폭력 행위가 우려된다’는 응답도 67%에 달해 작년 6월 조사 당시 응답률인 60%에서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입고도 살아남자 보수적 기독교계 일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의 가호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공화당원의 65%도 “트럼프의 생존은 신의 섭리 또는 신의 뜻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견에 동조하는 민주당원은 11%에 불과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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