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천=김동영 기자] “잘못한 점을 찾자는 게 아니에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KFA) ‘감사’ 카드를 꺼냈다. KFA 내부에서 반발 기류가 생겼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월드컵 이야기도 나왔다. 문체부 장미란 제2차관은 ‘질책’의 뜻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7일 이천에서 만난 장미란 차관은 “문체부가 주무 부처다. 조사해서 잘못을 찾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국민적 관심 사안 아닌가. 전문성과 자율성은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까지 운영이라든지,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이 발생했다면, 주무 부처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안 될 일이다. 역할이 있지 않나. 협력하자는 의미다”고 덧붙였다.

최근 KFA는 ‘난리통’이다. 우여곡절 끝에 홍명보 신임 감독을 앉혔다. 문제는 과정이다. 허송세월하다 결국 K리그 감독 빼가기로 끝났다. 비판이 하늘을 찌른다.

시끌시끌해지자 문체부가 움직였다. KFA 운영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범위가 단순히 감독 선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협회는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했다. 대신 심기가 불편하다. “월드컵 못 갈 수 있다”고 했다. 배경은 FIFA다. FIFA는 ‘독립성’을 중요하게 본다. 정부 간섭에 민감하다. 여차하면 자격 정지 징계도 내린다. 그러면 월드컵에 갈 수 없다. 심지어 판단도 자의적인 경우가 많다.

문체부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의외로 ‘판’이 커질 상황이다. 장미란 차관이 살짝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모두 관심 갖는 부분 아니겠나. 재차 강조한다. 잘못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다. 서로 협력하자는 뜻이다”고 했다.

또한 “(KFA가) 반발한다고 하는데, 잘못한 일이 없다면 그럴 일도 없지 않나”라며 “관리 감독하는 주무 부처로서 도움이 되려고 하는 의미다. 여의찮은 일이 있으면 서로 돕는 게 맞는 거 아닌가”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장미란 차관은 “FIFA, 월드컵 얘기가 나오면서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 같다. 사실 문체부가 무언가 엄청난 것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관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해야 한다. 방향성을 같이 잡고, 해결 방법을 찾자는 뜻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뜻이다. 여럿이 머리를 맞대는 쪽이 낫지 않을까. 조화롭게 잘하기 위함이다.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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