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강예진 기자] “전북이라는 팀이 현재는 상황이 좋지 않지만, K리그 최고의 팀이라 생각했다.”

수원FC 미드필더 이승우는 2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를 마지막으로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는다.

여름 이적시장이 열린 후 이승우의 이적설이 꾸준히 돌았지만, 선택은 전북이었다. 수원FC 최순호 단장이 이승우 판매 불가 방침을 외쳤음에도, 선수의 의지가 강했다.

이날 후반 추가시간 그라운드를 밟은 이승우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안병준의 패스를 받아 팀에 네 번째 골을 안기며 4-1 대승에 일조했다. 경기 후 메가폰을 들고 서포터즈석으로 향한 이승우는 ‘셀프 이적 발표’를 하면서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우는 “팬분들과 2년 7개월 정도 함께했다. 기사로 접하는 것보다는 먼저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경기 후에 이야기했다. 수원FC 팬분들은 우리가 강등 싸움을 하든, 좋은 순위에 있든 항상 좋은 응원만 해주신다. 그래서 잘 할 수 있던 기억이 많아서 그렇게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최대한 그라운드에 들어가서 골을 넣고, 마무리 인사를 하고 싶었다. 원래는 홈에서 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사정상 그게 되지 않았고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원정에서 인사했다. 오늘 아침에 몸이 너무 좋지 않아 응급실에 가서 수액을 맞았다. 다행히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상태가 되어 다행이다. 아쉽긴 하지만, 원정에서 직접 뵙고 인사한 게 다행이다”면서 “한 번만 찬스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찬스가 왔다. 워낙 패스가 좋았다. 아쉽긴 하지만 좋게 마무리 된 것 같다. 아쉽긴 하지만 마무리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여러팀의 러브콜에도 전북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승우는 “(박) 지성이 형의 존재가 컸고, 전북이라는 팀이 현재는 상황이 좋지 않지만, K리그 최고의 팀이라 생각했다”면서 “가장 큰 건 내가 생각하기에 K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이다. 또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수원FC에는 이용과 손준호 등 전북에 몸담았던 선수들이 있다. 이승우는 “나도 팀을 떠날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돼 아쉽다. 형들도 많이 아쉬워했다. 그래도 좋은 곳으로 가기 때문에 응원 많이 해주셨다. 준호 형이나 용 형이 전북에 있었기 때문에, 가서도 잘해라고 해주셔서 감사하다. 워낙 잘 지냈던 형들이라 이별의 아쉬움이 크다”고 애써 미소 지었다.

전북은 올 시즌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김두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그라운드 안팎으로 잡음이 많다. 성적은 성적대로, 팀 분위기는 분위기대로 좋지 않다. 전북은 24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23으로 10위 강등권에 매겨졌다.

이승우는 “(나도 수원FC에서) 지난해에 강등싸움을 해봐서 내가 경험이 조금 더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으며 “우승 경험보다는 그런 경험을 더 이야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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