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양 팀이 원한 건 명확했다. 자연스럽게 트레이드로 전환돼 성사됐다.

FC서울 수비수 이태석(22)과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강현무(29)가 유니폼을 바꿔입는다.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본지 7월26일자 온라인 단독보도>다.

이태석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울산 HD 미드필더 원두재와 일대일 트레이드 될 예정이었다. 선수 간 개인 협의도 마무리해 최종 사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태석은 선수단과 작별 인사까지 나눴다. 하지만 돌연 울산에서 팬 반발을 의식해 원두재를 보낼 수 없다고 어깃장을 놓았다.

서울은 입장문을 내고 울산의 철저한 반성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이태석은 끝내 울산으로 가지 못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구단에 합류했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결국 이태석은 서울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골키퍼 포지션 보강을 원한 서울은 지난 15일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강현무에게 관심을 보였다. 강현무는 서울 외에도 복수의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서울은 올시즌 최철원과 백종범이 뒷문을 지켰지만 불안한 모습이 계속 나왔다. 결국 포항에서 함께한 김기동 감독과 재회하는 선택을 내렸다.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서울과 포항, 두 구단은 트레이드로 방향을 바꿨다. 무엇보다 포항 박태하 감독이 이태석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석은 군 문제가 남아있지만 2002년생으로 20대 초반의 촉망받는 측면 수비수다.

포항은 주장 완델손이 올 시즌 왼쪽 측면을 사실상 혼자 책임지고 있다. 완델손의 백업을 채우는 동시에 왼쪽 측면 수비의 뎁스를 위해서도 보강이 필요했다. 포항은 리그는 물론 코리아컵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박 감독이 올 시즌뿐 아니라 향후까지 바라보고 결정한 선택으로 봐야 한다.

또 포항은 골키퍼 포지션에 주전 골키퍼 황인재가 건재한다. 황인재는 지난시즌부터 포항 주전 골키퍼로 우뚝 섰다. 세이브 능력은 물론 발밑 기술까지 갖췄다. 지난 6월엔 임시 체제지만 첫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황인재 외에도 베테랑 골키퍼 윤평국과 내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2003년생 골키퍼 이승환도 있다. 포항이 강현무를 서울로 보낼 수 있던 이유다.

이태석과 강현무는 휴식기를 통해 새로운 팀에서 본격적인 적응과 도전을 시작한다. 공교롭게도 서울과 포항은 휴식기가 끝나는 1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태석과 강현무가 서로의 친정팀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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