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결승전의 신 스틸러, 바로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었다.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과 오상욱, 박상원(이상 대전시청), 도경동으로 구성된 한국 사브르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잡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정식 종목이 아니었다. 한국은 사브르 남자 단체전 3연패에 성공했다.

8강, 4강전에서는 구본길과 오상욱, 박상원이 모두 경기를 책임졌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캐나다와 프랑스를 무너뜨렸다. 비교적 손쉬운 승리였다.

헝가리는 달랐다. 결승에 올라온 팀답게 한국을 상대로 거세게 저항하며 추격했다. 주도권은 한국이 쥐었지만 헝가리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위기도 있었다. 6바우트에 출전한 오상욱이 흔들렸다. 25-22로 바우트를 시작했던 오상욱은 축겨을 허용하며 30-29 1점 차로 쫓겼다. 헝가리의 무서운 추격에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4강과 8강에 출전하지 않았던 히든카드 도경동이 7바우트에 구본길을 대신해 피스트에 섰다. 4강전을 마친 후 도경동은 취재진에 “몸이 근질근질하다”라며 출전에 관한 갈망을 드러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도경동은 크리스티안 라브를 상대로 연속 5득점에 성공했다. 라브가 손 쓸 틈도 없이 특유의 전광석화 같은 공격으로 순식간에 점수를 35-29, 6점 차로 만들었다.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맹활약이었다.

이후 한국은 리드를 잘 지켜 승자가 됐다. 겨우 한 바우트를 뛰었지만 도경동은 이날 경기 최고의 신 스틸러였다.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도경동은 4강, 8강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팀이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했기 때문에 조기 전역이라는 병역 특례를 받게 됐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팀에 금메달 조각 하나를 선물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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