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수=김민규 기자] “(박)동원와 (문)보경이 탈진 증세가 심해서…”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울산 시리즈도 멈췄다. 첫날 취소가 됐지만 둘째 날은 강행했다. 하지만 그 휴우증은 고스란히 선수들의 몫이었다. LG 뿐만 아니라 롯데에서도 탈진으로 쓰러지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사령탑의 걱정과 근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마음을 하늘이 도왔을까. 결국 울산 시리즈 마지막 날 경기도 폭염에 취소됐다.
4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KBO리그 LG와 롯데의 울산시리즈 마지막 날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다. 앞서 지난 2일에도 폭염으로 취소됐다. KBO리그 출범 42년 만에 처음이었다.
시리즈 내내 울산 전역은 낮 최고기온 36도를 넘는 등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KBO리그 규정 1장 27조 ‘기상 상황으로 인한 경기취소 여부’를 보면 ‘폭염 경보일 경우 일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경기 취소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더군다나 문수야구장은 인조잔디라 뿜어내는 지열이 엄청났다. 실제로 경기가 취소된 지난 2일 야구장 지열로 인해 현장 온도계가 섭씨 50도까지 올라갔다. 선수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
폭염이 지속됐지만 3일 둘째날 경기는 열렸다. 양팀 사령탑은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KBO는 경기를 강행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후 탈진, 열사병 증상을 호소했다. 폭염 휴우증이 발생한 것.
이날 경기 전 만난 LG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이와 (문)보경이가 경기 끝나고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토를 했다. 몸이 많이 안 좋다더라. (신)민재도 안 좋았는데 아침에 괜찮다고 했다”며 “두 명은 안 좋다. 그래서 아침에 둘 다 수액을 맞았다. 경기에는 출전한다더라. 만약 뛰다가 안 좋으면 바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조잔디라 지열이 엄청나다. 뛰어본 사람은 다 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하면 나중에는 다리가 안 떨어진다. 몸이 천근만근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훈련하지 말고 경기만 뛰라고 했다”며 “한여름에는 울산이랑 포항 등 인조잔디 경기는 피해야 한다. 날짜도 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정은 롯데도 비슷하다. 선수들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뻗었다는 후문.
김태형 감독은 “어제 경기 이기면 뭐하나, 선수들 상태가 너무 안 좋다. 선수 4명이 누웠다”며 “(전)준우와 (정)보근이 오전에 안 좋았고, (윤)동희, (고)승민이도 안 좋다”고 토로했다.
사령탑들의 걱정과 근심을 하늘도 알았을까. 이날 오후 5시 시작 예정이던 경기가 폭염 취소됐다. KBO는 오후 3시 55분경 그라운드 상황 등을 최종 점검, 취소 결정을 내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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