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2024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잠실 경기가 기습 폭우로 취소됐다. 눈 깜짝할 새였다. 순식간에 그라운드가 수영장이 됐다.

롯데와 두산은 13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2024 KBO리그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상대 전적 5승 1무 5패로 팽팽히 맞선 두 팀이다. 롯데가 김진욱을, 두산이 조던 발라조빅을 선발로 냈다. 경기가 열리지 못하니 의미가 없다.

이날도 폭염이다. 오후 4시가 넘어서도 섭씨 36도를 기록했다. 습도로 인해 끈적한 날씨이기도 했다. 먼저 훈련을 마친 두산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 힘들다. 갈수록 더 덥다”며 혀를 내둘렀다.

오후 5시20분을 넘어가면서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먹장구름이 잠실구장 상공을 뒤덮었다. 오후 5시26분경 굵은 비가 쏟아졌다. 순식간에 구장이 비에 젖었다.

그야말로 기습 폭우다. 구장 관리요원이 방수포를 덮기는 했으나 마운드와 홈 주변에만 설치할 수 있었다. 내야 흙이 깔린 부분은 거의 통째로 잠겼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기다리던 팬들은 황급히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소나기 예보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오후 6시경 비 소식이 잠시 있기는 했다. 그러나 더 이른 시점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규모로 비가 내렸다. 동남아시아 스콜 수준이다. 순식간에 물 폭탄이 떨어지고 말았다.

오후 5시45분을 넘어서면서 빗줄기가 약해지는 듯했으나 이내 강한 비로 다시 변했다. 내야는 완전히 잠겼고, 외야 곳곳에도 물웅덩이가 생겼다. 워닝트랙도 다르지 않다.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약 30분 지난 오후 5시55분 우천 취소가 확정됐다. 두산은 14일 선발로 발라조빅을 그대로 낸다. 롯데도 김진욱 그대로 간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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