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양)의지 형 보고 고마웠어요.”

두산이 다시 3위 삼성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재환(36)의 부활이 반갑다. 연이틀 대포를 쐈다. 20홈런도 돌파했다. 정작 김재환은 동료들을 보고 느낀 바가 있단다. 양의지(37)가 대표적이다. ‘아웃’도 메시지를 줄 수 있다.

김재환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전에서 6회말 우월 결승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 4-3 승리를 이끌었다. 팽팽한 상황에서 나온 귀중한 한 방. 이승엽 감독도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이틀 연속 홈런이다. 전날 경기에서도 6회말 좌월 솔로 홈런을 쐈다. 김재환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은 딱 50일 만이다. 지난 6월25~26일 대전 한화전이 마지막이다.

경기 후 김재환은 “최근 감이 조금 괜찮았다. 홈런 이전 타석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최대한 잊고 가볍게 치려고 했다. 운이 좋았다. 속구에 늦은 감이 있었다. 늦지 말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원한 공이 들어왔다”고 짚었다.

3회 먼저 기회가 왔다. 0-3에서 2-3으로 추격한 상황. 1사 1,3루 기회가 이어졌다. 여기서 뜬공에 그쳤다. 이후 6회말 홈런을 치면서 만회했다.

김재환은 “찬스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힘이 들어갈 수도 있다.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려 했다. 감정 조절을 하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이 나왔지만, 그것보다 팀이 이길 때 나오는 홈런이 더 좋다. 어쨌든 홈런이 자주 나온다는 것은 감이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남은 경기 자신감 갖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적을 포함해 김재환은 올시즌 108경기, 타율 0.261, 21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1을 기록하게 됐다. 2년 만에 20홈런 타자로 돌아왔다. 지난해 부진을 말끔하게 씻고 있다. 비시즌 강정호 스쿨을 다녀오는 등 몸부림을 쳤다. 결과가 나온다.

최근 감이 좋은 것과 별개로 애를 먹은 부분이 있단다. 지난 6월 장염을 앓았다. “그때 2주 간격으로 장염이 심하게 왔다. 살이 확 빠지더라. 5㎏ 정도 빠졌다. 여름이라 살이 다시 올라오지는 않더라. 최대한 잘 먹고, 잠도 잘 자려고 한다”며 웃었다.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날 승리로 3위 삼성과 승차 2경기다. 김재환은 “2경기면 금방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유가 있다. 지금 팀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 크다. 3회 느낀 부분이 있다.

김재환은 “1,3루에서 짧은 뜬공을 쳤다. 3루 주자가 못 들어오겠다 싶었다. 의지 형이 뛰더라. 아웃은 됐다. 어쨌든 점수를 내려고 열심히 뛴 것 아닌가. 고마웠다. ‘형이 열심히 하고 있구나’ 싶었다. ‘우리 선수들이 다 열심히 하는구나’ 싶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에 있는 팀과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순위 싸움 의식하고 있다. 대신 신경 쓰는 것보다 우리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짚었다.

김재환은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다. 당연히 해줘야 할 선수다. 지난해 타율 0.220, 10홈런에 그쳤다. 올시즌은 아니다. 덕분에 두산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지금 순위가 4위일 뿐이다. 아직 시즌 끝나지 않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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