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그야말로 하반기 대반전 드라마다. FC서울이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 명가 재건을 향한 발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서울은 18일 현재 4연승을 질주 중이다. 승점은 42. 지난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1 27라운드 홈경기를 1-0 신승으로 장식해 5년 만의 리그 4연승에 성공했다. 덕분에 승점 40점대 중후반인 선두권을 바라본다.
전반기 한때 홈 5연패(4~6월) 수렁에 빠지는 등 ‘명장’ 김 감독을 품고도 어려움에 빠진 서울은 거짓말처럼 리그 4연승과 홈 5연승(6~8월)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동력은 명확하다. 김 감독이 품은 ‘여름 이적생’이 사령탑이 바라는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팀에 녹아들었다. 특히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뒷문 불안을 극복했다. 상반기 막판 국가대표 센터백 김주성이 부상에서 돌아온 것을 비롯해 올여름 서울 유니폼을 입은 요르단 국가대표 야잔이 제주전에서도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공중볼 경합 100% 성공(3회)과 팀 내 최다인 볼 차단 5회 등으로 제주 공격을 차단했다. ‘최후의 보루’로 수혈한 베테랑 골키퍼 강현무도 제주 유효 슛을 모조리 저지했다.
서울은 최근 4연승 기간 무실점 승리가 3경기다. 23라운드까지 서울이 무실점 승리를 거둔 건 4경기에 불과했다.
공격진도 호재다. 제시 린가드가 제주전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동료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된다. 또다른 여름 이적생인 브라질 공격수 루카스는 전반 22분 ‘손흥민 빙의’라는 찬사를 받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 차기로 제주 골문을 갈랐다. 서울 데뷔전에서 데뷔골, 그것도 결승골을 뽑아냈다.
좌우 풀백으로 기용하는 강상우, 윤종규와 더불어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3선에서 대체자 노릇을 하는 최준도 제몫을 하고 있다.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핵심 기능이다. 윤종규는 제주전에서 공격 진영으로 향하는 패스시도(12회)와 성공(8회)이 가장 많았다. 최준과 강상우도 나란히 11회 시도해 각각 7회, 9회 성공했다.
김 감독은 “시작할 때는 내가 원하는 선수 구성이 아니었다. (새) 선수가 합류하면서 자신감을 품고 준비했다. 오늘 루카스가 골 넣고 현무가 막아내 승리했다. 야잔이 들어오면서 무실점하고 있다. 확실히 안정감이 생겼다”며 “팀이 탄력을 받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물론 보완할 과제도 있다. 후반에 경기 템포가 뚝 떨어진다. 축구 통계업체 ‘비프로일레븐’ 자료를 보면 서울은 후반 들어 간격이 일정하지 않고 내려서는 인상이 짙었다. 김 감독은 “항상 고민이다. 전반은 준비한 대로 축구를 한다. 후반엔 실망스러울 정도다. 딜레마”라며 “이길 때 지키려는 마음이 있다.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서울은 하반기 선두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믿음을 느끼게 했다.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로 언급된 저력을 조금씩 발휘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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